혈전으로 번지는 ‘히잡 미착용 의문사’ 시위 … 이란軍, 발포로 10대 소년 숨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자유와 평등 돌려달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히잡을 불태우고 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 지금까지 10대 소년을 포함해 9명이 숨졌다. EPA 연합뉴스

현재까지 사망자 9명 달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10대 소년이 치안 당국의 총격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년을 포함해 현재까지 사망자도 9명에 달한다. 이처럼 이란 당국이 청소년·여성을 가리지 않고 무력 진압을 강행하면서 오히려 “자유와 평등을 돌려달라”는 외침이 이란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21일 BBC, 쿠르드족 인권단체 헹가우 등에 따르면 전날(20일) 이란 피란샤르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던 자카리아 키알(16)이 보안군의 총격에 머리를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정확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치안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케르만샤 시위에 참석했던 중년 여성 미누 마지디도 정부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마지디는 세 아이의 엄마로, 현재까지 시신이 가족에게 인계되지 않은 상태라고 헹가우는 전했다.

아미니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정부의 강경 대응에 부딪히며 시위대와 당국의 혈전 양상으로 번지는 것으로 보인다. 쿠르디스탄에서 시작된 시위는 현재 수도 테헤란, 시라즈, 하마단, 타브리즈 등 20여 개 도시로 확산했다. 여성들이 머리에 쓴 히잡을 벗어 던지고, 불에 태우면서 “자유와 평등을 돌려달라”고 외치는 영상 등이 SNS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며 시위가 더욱 번지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