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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22년 09월 22일(木)
‘최악 엔低’ 엎친데 ‘아베 國葬 반대’ 덮쳐…추락하는 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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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전승훈 기자


■ Global Focus - 20%대 지지율 기시다 내각의 위기

아베 국장 반대 여론 62%
‘보수의 심장’ 후광 기대했지만
고물가 속 소요 비용 162억원
현직 해외정상 참석도 저조해
“英국장은 진짜 日국장은 가짜”

3대 경제대국 지위도 흔들
환율 1달러에 140엔 수준 땐
30년만에 GDP 4조달러 미달
경제추락 화살은 기시다 향해


“자민당 의원들은 이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의 ‘황금의 3년(향후 3년간 대규모 선거가 없는 정권 안정기)’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전전긍긍하고 있다.”일본 집권 자민당의 한 베테랑 의원은 최근 일본 정계 내부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는 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국장이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20%대로 추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국가 전체의 경의와 조의를 표하는 의식”이라며 강행했지만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서 반대가 찬성을 웃도는 등 일본 국민 여론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강달러의 영향으로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엔을 넘어서는 등 엔저 현상이 심각하고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30년 만에 4조 달러 아래로 추락한다는 관측이 나오며 “일본은 망했다”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이번 아베 전 총리 국장이 기시다 내각 연장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베 국장은 가짜 국장”…격 떨어지는 162억 원 혈세 잔치에 돌아선 民心 = 최근 일본 SNS상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은 진짜 국장이고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가짜 국장이다”라는 내용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집권 자민당과 기시다 총리는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던 아베 전 총리의 후광을 기대하고 전격적으로 국장을 결정했으나, 일본 국민의 국장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한다. 아베 전 총리만 왜 특별대우를 하냐는 것이다. 일본은 다른 자민당 출신 전·현직 총리가 사망했을 때는 가족장 뒤 자민당장으로 장례를 치러 왔다.

실제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지난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장 반대 여론은 62%로 8월(53%)보다 9%포인트 올랐다. 엔저 사태 장기화와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일본 서민들이 16억6000만 엔(약 162억 원)의 혈세가 소요되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문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1일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 일본 총리관저 인근 도로에서 한 남성이 “이번 국장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분신을 시도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자민당 간부를 인용해 최근 상황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말기와 같다”며 “지지율 하락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아베 전 총리의 국장 직전인 지난 19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열리며 일본에서는 “영국 국장과 비교된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전 세계 정상급 인사들과 왕족 500여 명이 참석한 엘리자베스 국장과는 달리, 아베 국장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외에 아베 전 총리와 친분이 있던 캐럴라인 케네디 전 주일대사 등이 참석 예정이고, 한국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유럽 지역에서는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크리스티안 볼프 전 독일 대통령,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 등 전직 국가 정상들이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직 정상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소수만 참석한다. 기시다 총리는 ‘마라톤 조문외교’를 통해 반대 여론을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국장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정확한 참여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해외 현직 정상의 참석이 저조해 조문외교의 의미가 퇴색할 수도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



◇‘나 홀로 저금리’ 유지하는 일본 경제…경제 대국 3위 놓칠 듯 =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금리 인상의 여파로 엔저 타격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를 “달러로 보는 일본이 쪼그라들고 있다”고 표현했다. 특히 닛케이는 “환율이 1달러에 140엔 수준이면 달러로 환산한 올해 일본의 GDP가 1992년 이후 30년 만에 4조 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일본의 명목 GDP를 553조 엔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1달러당 140엔으로 환산하면 3조9000억 달러에 그친다. 일본의 명목 GDP가 4조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일본 경제가 버블경제 붕괴 직후인 1992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30년 전 호황기였던 ‘버블경제’ 시기에 일본은 세계 제일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당시 비약적인 성장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이었고 미국에서도 “일본의 성공을 배우자”며 ‘재팬붐’이 불었다. 하지만 오늘, 일본 경제는 중국에 2위 자리를 빼앗긴 지 오래고, 4위인 독일에 자리를 빼앗기기 일보 직전이다. 10년 전만 해도 독일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던 일본 경제 규모가 독일과 유사한 수준이 됐다는 의미다. 심지어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의 하락률이 원화보다 높은 탓에 평균 임금도 한국과 비슷해질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일본 내부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일본 최고의 경제 석학으로 불리는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 히토쓰바시대(一橋大) 명예교수는 “일본은 지금까지 약 50년간 선진국의 지위를 누렸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기 직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최근 ‘엔저 때문에 일본이 한국보다 가난해졌다’라는 칼럼에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 수준으로 떨어지면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보다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10년 전인 2012년만 해도 일본의 1인당 GDP는 한국의 약 2배에 달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15.7%가량 높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일본 경제엔 희망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경제 대국 일본의 추락’에 대한 비난은 기시다 정권으로 향하고 있다. 여기에 8월 소비자물가가 1991년 이후 최대(2.8%)로 오르는 등 생활비 위기가 가중되면서 기시다 정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마친 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서 물가 급등 대책을 세우겠다는 계획이지만, ‘아베 전 총리 국장’ ‘기시다의 물가 정책’ 모두 “명분과 알맹이가 없다”는 여론이 열도를 휩쓸고 있다. 실제 교도(共同) 통신이 지난 17∼18일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총리의 물가 상승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이 70.5%에 달하는 등 민생 정책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1990년대 이후 정책적으로 엔화 가치를 낮게 유지한 것이 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노 류타로(河野龍太郞) BNP파리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저가 유지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일본 기업이 늘어나 전체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일본이 엔저나 완화적 통화정책에 의존해 버티면서 혁신을 미루면 국력의 추락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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