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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 남자의 클래식 게재 일자 : 2022년 09월 22일(木)
기존의 틀 깬 몽환적 선율…‘인상주의 음악’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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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드뷔시 ‘목신의 오후’

화가·시인들과 다양한 교류
신비로운 무의식 세계 담아
완벽한 ‘시의 음악화’에 성공


1887년 25살의 클로드 아실 드뷔시(1862~1918)는 이탈리아에서 2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고향 프랑스 파리로 돌아온다. 앞서 1884년 그는 프랑스의 예술고시라 불리는 로마대상에서 칸타타 ‘탕아’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는데, 그 특전으로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의 유학은 그에겐 고리타분한 것이었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리고 파리에서의 생활이 그리웠던 드뷔시는 불과 2년 만에 조기 귀국했다.

귀국 후 드뷔시의 예술을 향한 열정은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드뷔시는 새로운 것, 희귀한 것에 대해 특별한 애착을 보였다. 유니크한 예술품이나 해외의 진귀한 서적들은 빚을 내서라도 구입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많지 않은 수입에도 불구하고 그의 집에는 항상 싱싱한 꽃이 장식돼 있었고 일본의 ‘가나가와 해변의 큰 파도’ 같은 판화가 걸려있을 정도였다.

그는 음악인들 외에도 다양한 예술인들과의 교류를 즐겼다. 대표적인 모임이 바로 ‘화요회’다. 상징주의의 대표적인 시인인 말라르메(1842~1898)가 자신의 집에서 매주 화요일 밤마다 열었던 살롱모임이었는데 이 모임에는 보들레르 같은 상징주의 시인들과 마네(1832~1883), 모네(1840~1926), 르누아르(1841~1919) 등 인상주의 화가들이 모여들었다.

드뷔시는 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시와 그림들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 드뷔시는 모호한 표현의 상징주의 시의 작법이나 인상주의 회화의 작법이 음악에서 더 아름답고 깊이 있게 표현될 수 있다고 확신했고 신비스러운 무의식의 세계,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찰나의 순간들을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음악으로 그려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기존 음악의 조성이나 화성 같은 규칙의 틀을 과감히 파괴하며 자유롭게 자신만의 감각과 취향을 그려냈고 마침내 인상주의 음악이라는 새로운 사조를 탄생시킨다. 그 시금석이 되는 작품이 바로 교향시 ‘목신의 오후’다. 1865년 말라르메는 ‘목신의 독백’이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는데 1876년에 다시 ‘목신의 오후’라는 제목으로 개작해 출판한다. 그리고 이때 그 시집에 삽화를 그린 이가 인상주의 화가 마네였다. 1892년 30살의 드뷔시는 말라르메의 시 ‘목신의 오후’의 작곡에 착수한다. 원래는 전주곡, 간주곡, 종곡의 3부를 구상했으나 전주곡만으로도 완벽한 ‘시의 음악화’에 성공했다고 판단해 나머지는 작곡하지 않고 전주곡만을 남겼다. 착수한 지 2년 만에 완성했고, 1894년 프랑스 국민음악협회에서 초연돼 호평을 받으며 인상주의 음악에 있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목신의 오후’에 등장하는 ‘목신’(牧神)은 헤르메스의 아들이자 아키스의 아버지다. 그리스 신화에서 판(Pan)으로, 로마 신화에서는 파우누스(Faunus)로 불리는 목신은 상반신은 뿔이 달린 인간의 모습이며 하반신은 염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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