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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22년 09월 22일(木)
기시다 찾아간 尹, 한일관계 ‘담대한 재정립’ 첫발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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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 일본 패망 이후 80년이 가까워지면서 저변 여론도 많이 바뀌고는 있지만, 한·일 관계는 여전히 휘발성 강한 민감한 문제다. 국내에서는 툭하면 죽창가식 반일(反日) 몰이가 재연되고, 일본에서도 정치인들이 수시로 혐한(嫌韓) 여론을 악용하고 부추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찾아가 만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대일 굴욕·저자세 등의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파탄 상태에 이른 양국 관계 현황, 북핵 위협 및 글로벌 정세 변화의 급박함을 고려하면 자잘한 모양새보다는 ‘담대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인근의 콘퍼런스 빌딩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 중인 기시다 총리를 찾아가는 형식으로 30분 간 약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4년 1월 다보스 포럼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연설장을 찾아갔던 상황의 한·일 역전인 셈이다. 대통령실은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외교 당국 간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지시키로 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켜 나가기 위해 연대해 나가는 데도 공감했다”고 발표했는데, 양국 및 글로벌 차원의 협력 원칙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물론 이번 회담은 겨우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공동성명이 없는 것은 물론, 이번 회담 성사까지 치졸해 보일 정도로 양측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번 회담 형식에 대해서도 일본 측은 회담이 아니라 ‘간담’이라고 밝혔다. 일본 자민당 내에서도 지지 기반이 취약한 기시다 총리의 형편과, 최근 더 확산한 듯한 일본 내 혐한 여론 등을 고려하면 역지사지 이해할 수 있지만, 참으로 옹졸해 보인다.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후속 조치를 신속히 진행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는 안보·경제·역사 현안의 그랜드 바겐 식 타결을 거론했다. 그러나 쾌도난마는 기대하기 힘들다. 당장 해결할 것은 해결하고, 이견은 솔직히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형식으로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전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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