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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게재 일자 : 2022년 09월 23일(金)
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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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가 한창이다. 어획량에 따라서 값의 오르내림이 심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봄가을에 한 차례씩은 먹어보고 싶은 먹거리이다. 왜 이리 예쁜 이름이 붙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 게를 보면 등과 다리에 박혀 있는 흰색 점이 꽃처럼 보이니 수긍이 된다. 그러나 이 게의 등딱지를 보고는 다른 생각을 하는 이도 있다. 등딱지의 뾰족한 양 끝이 마치 바닷가에 튀어나온 육지를 가리키는 ‘곶’과 비슷해서 본래 ‘곶게’였다는 것이다.

옛 문헌에도, 여러 지역의 방언에서도 ‘곶게’가 나타나니 등딱지의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오늘날의 ‘꽃’도 본래 ‘곶’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조상들이 ‘곶게’라는 이름을 지었을 때 머릿속으로 무엇을 떠올렸을지 묻기 전에는 이름의 유래를 확신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는 곶보다는 꽃이 훨씬 더 많이 쓰이니 흰색의 화려한 점에 착안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바다에서 잡히는 게 중 꽃게가 가장 흔하고 맛있으니 ‘게’가 곧 꽃게를 가리키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게’의 방언형은 전국적으로 매우 다양한데 각기 계통이 다른 것이 아니라 ‘게’와 말소리만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게, 궤, 그이, 겅이, 궝이, 깽이’ 등이 그것이다. 결국 기원은 같은데 지역에 따라 다르게 변한 결과이다.

꽃게의 주산지는 서해안이다. 강화도와 연평도 등 북한과 인접한 지역도 주요 어장이어서 남북한은 물론 중국 어선들도 이곳에 몰려들어 때로는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본래 말의 뿌리가 같았던 게가 반도의 남쪽으로 가면 ‘궤, 그이’를 거쳐 ‘기’가 된다. 그리고 그것이 북쪽으로 가면 ‘궝이’가 된다. 게는 자유롭게 남과 북을 넘나들 수 있는데 그것이 어디에서 잡히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것이다. 본디 한 나무에서 났어도 가지가 갈라지면 이리 된다. 남과 북처럼 말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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