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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2년 09월 27일(火)
전통산업 반발 · 혁신 외면한 정부… 아직 출발도 못한 ‘미래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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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도심의 심야 교통난으로 인해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교통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심야에 서울 시내에서 한 시민이 도로에 나와 택시를 잡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10문10답 - ‘공유 모빌리티’플랫폼 … 왜 안되나

서울·수도권 도심의 심야 택시대란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서울시)가 뒤늦게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택시 관련 모빌리티 플랫폼인 ‘타다 베이직’의 영업에 반발하는 택시업계의 입장을 수용했지만 심야 시간 택시 부족난으로 인해 2년여 만에 규제를 다시 푸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의 발달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선호, 갈수록 열악해지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수익·처우 문제로 인해 전통적인 택시 산업과 면허제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택시대란을 해결하면서도 규제를 풀고 신사업으로서의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묘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우버 · 타다, 新시장 개척·자유경쟁 못하고 사업모델 포기
택시업계 인력 코로나 이후 대거 이탈… 심야 승차난 초래

고객서비스 하락·기사 고령화… 운송사업 면허 ‘유명무실’
교통대란에 국토부·서울시 등 플랫폼 규제완화 검토 나서


1. 모빌리티와 모빌리티 플랫폼이란

모빌리티는 사전적으로는 ‘(사회적) 유동성 또는 이동성·기동성’을 뜻하지만, 최근 교통수단은 물론 관련 서비스까지를 포함해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드론,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기차 등 각종 이동수단과 함께 차량호출, 카셰어링, 승차공유, 스마트 물류,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등 다양한 서비스가 모빌리티에 포함된다. 모빌리티 플랫폼이란 이 같은 모빌리티 수단을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일컫는다. 널리 알려진 우버X나 타다 베이직,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블루) 등이 택시 관련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해당된다.

2.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도입·출현과 초창기 실적

전 세계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에 처음 진출했다. 우버는 렌터카 기반의 고급 리무진 서비스인 우버블랙을 선보였고 이후 자가용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우버X를 출시했다. 택시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택시면허가 없으면서 유료로 고객을 태우는 것은 불법이라는 이유였다. 논란 끝에 서울시는 2014년 우버를 ‘불법 콜택시’로 규정했다. 잡음이 끊이지 않자 우버는 결국 2015년 3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난 2015년 12월 콜버스랩은 행선지가 비슷한 승객을 모아 25인승 전세버스로 나르는 공유버스 서비스를 내놨지만 역시 승객 감소를 우려한 택시업계의 민원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운행 시간과 지역, 차종을 제한하는 규제를 내놨다. 콜버스랩은 기존 사업을 포기하고 전세버스 예약 서비스로 사업 모델을 바꿨다. 콜버스랩을 비롯해 우버X,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쏘카의 타다 모두 끝내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현재는 사업 모델을 바꾸며 운영 중이다.

3. 규제 법적근거와 전통운송과의 갈등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을 규제하는 근거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이다. 플랫폼 업체 VCNC의 타다 베이직은 법에 명시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린 사람’이라는 예외 조항에 근거해 ‘렌터카에 기사를 알선한’ 영업행위를 했다. 이에 대해 택시운전자가 분신하고, 업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국토부는 법을 개정,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자동차’를 빌린 사람에게 운전기사를 알선할 수 있는 조건으로 △관광 목적 △6시간 이상 대여 △차량을 공항 또는 항만에서 대여하거나 반납할 것이란 내용을 추가했는데, 이것이 바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개정안이다. 현재는 법 개정으로 (고액의) 택시 면허 없이도 렌터카를 포함한 자동차로 타다와 비슷한 ‘플랫폼 운송 사업’을 할 수 있다. 다만 플랫폼 사업자는 이전과 달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기여금도 납부해야 한다. 해외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플랫폼 사업자와 택시업계 간의 갈등이 만만찮다. 유럽의 경우 독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에선 타다와 비슷한 플랫폼 우버 영업이 불법이다. 우버가 허용된 미국 뉴욕에서도 택시업체들의 반발로 인해 우버의 차량 수는 제한되고 있다.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에 사용된 승합차들.

4. ‘타다 사태’ 전말과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들의 현재 운영 방식

차량공유 업체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운영하는 타다 서비스의 굴곡진 역사는 모빌리티 업계와 정부, 택시업계 사이의 대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VCNC는 2018년 10월 렌털 기반의 승합차 호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시 타다로 불렸던 타다 베이직은 11인승 대형 승합차와 기사를 함께 빌려주는 형태의 새로운 차량공유 서비스였다. 일반 택시보다 요금이 조금 더 비싸지만, 승차거부를 하지 않았고 한 번에 보다 많은 인원이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1년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끌어모았다. 택시업계는 또다시 반발했다. 타다 역시 사실상 ‘콜택시’와 다를 바 없는 서비스라는 논리였다. 이재웅 당시 쏘카 대표는 여객자동차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2019년 국회는 일명 타다 금지법을 발의했다. 법원은 1심에서 타다를 “택시 사업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국회는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켰고 결국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후 대부분의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철저히 따르며 사업자가 택시기사를 직접 고용하거나 가맹으로 받지 않고 호출중개 플랫폼만 운영하는 식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5.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를 포함한 신사업체 등 업계 불만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혁신 기술을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과 일자리 창출을 되레 저해하고 있다며 과감한 규제 철폐를 주문했다. 마이크 오길 우버 아시아태평양 정책 총괄은 최근 한 포럼에서 “싱가포르에 처음 우버를 도입할 당시, 기존 택시 산업을 와해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면서 “당시 싱가포르 정부는 운전자 안전과 소비자 편의 제고 등 실효성에 초점을 맞췄고, 결국 현지에 합리적인 모빌리티 플랫폼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뉴욕에서도 (우버와) 거대한 택시 산업 간 충돌, 공존에 대한 염려가 있었지만 근래 기사들이 우버를 활용해 수익 창출을 일궈내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서도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면, 신구(新舊) 산업 간 공생 가능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통과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우버·타다를 무리하게 퇴출시키면서 택시 시장 전체가 무너져버렸다”며 “이제라도 제도 개선을 통해 업체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운전기사 수급난으로 인해 법인택시들이 차고지에 발이 묶여 있다.

6. 심야 교통난(택시대란)의 해법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등이 떠오른 이유

택시대란으로 시민 불편이 계속되면서 2년 전 우버와 타다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의 다양화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택시요금 인상과 개인택시 부제 해제, 심야시간대 지하철 연장 운행 등 기존 방식에 매달린 정부의 아날로그 정책으로는 택시기사의 노령화와 시장 이탈 등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택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과 사회의 디지털 전환, 택시업계 인력의 변화에 맞게 시장을 유연화하고 혁신하려면 자유 경쟁이 보장된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에서 불법인 ‘카풀 셔틀’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사업 기반을 호주로 옮겨 정부 지원까지 받으면서 사업을 성공한 사례가 민간 주도 혁신의 중요성을 방증하고 있다.

7. 서울시 “진입장벽 낮춰야”

서울시는 택시대란의 해결 방안으로 택시요금 인상 등을 통해 기사들 유입에 나설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택시 산업에 대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는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에 대한 결정권이 없어 국토부나 국회에서 관련 법안 개정을 통해 제도를 도입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요금 인상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고 최후의 보루는 택시 산업에 대한 과감한 혁신”이라며 “진입장벽을 낮춰 택시 공급력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오는 11월 간담회를 개최, 혁신 공유 모빌리티 관련 의견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현재 입장과 달리 지난 2014년 우버를 불법 콜택시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시는 우버가 허가받지 않은 택시 영업행위를 하고 있으며 사고 시 보험 처리가 안 되고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를 근거로 든 바 있다.

8. 택시·버스 등 운송업계 및 운송노조의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반대

2018년 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가 영업을 막 시작했던 당시 개인택시 운전자들과 택시 노조를 중심으로 연일 ‘타다 퇴출’을 주장하며 집회를 벌였다. 새로운 방식의 모빌리티 플랫폼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시민들 사이에서 택시 승차난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는 와중에 과거와 같이 재차 모빌리티 플랫폼을 막기 위한 명분은 약해졌다. 택시 노조 등 운송 노조들은 일단 ‘심야 운행 독려’ 등의 방식으로 택시 승차난을 해소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택시업계 인력들이 대거 배달 플랫폼 등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승차난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운송 노조들 또한 택시 인력난과 함께 모빌리티 플랫폼의 재등장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 신(新)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는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서울·수도권 도심의 만성적인 심야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과거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같은 신기술의 접목, 택시기사들의 고령화와 인력 수급문제, 고질적인 고객서비스 하락으로 인해 운송사업자 면허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점이 정부 입장이 바뀐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을 통해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규제를 만들어놨지만 심야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젠 이 같은 규제를 풀어 충분한 공급을 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법 개정으로 택시 관련 플랫폼 사업은 타입 1~3으로 나뉘는데, 플랫폼 운송사업(타입 1)과 법인·개인택시 기사가 가입해 가맹수수료를 내는 플랫폼 가맹사업(타입 2)은 강제배차가 가능하다. 앱으로 승객 호출만 연결하는 타입 3 형태에 대해 국토부는 강제 배차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우버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긴 어렵다고 말하지만, 택시업계의 업종 이기주의가 심화하고 시민 불편이 장기화할 경우 플랫폼 서비스의 전면허용까지도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10.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 등 대안적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국내 도입 현황

정부는 최근 완전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를 상용화하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 중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우선 대중교통 체계부터 자율주행 기반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2025년 완전자율주행 버스·셔틀 서비스를, 2027년 구역 운행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오는 2025년 UAM 서비스 최초 상용화에도 나선다. 정부는 UAM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교통 체증 없이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모빌리티 서비스 다각화를 위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실시간 수요를 반영하는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도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노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 서비스도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박정민·이정민·이희권·이예린 기자 bohe00@munhwa.com
e-mail 박정민 기자 / 경제부 / 차장 박정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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