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고 쫓기는 느낌… 한시도 쉬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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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A : 기질은 쉽게 못바꿔… 자신에게 의미있는 일 하도록 노력을

▶▶ 독자 고민
남들은 쉬라고 하는데 가만히 쉬지를 못하는 성격이에요. 퇴근하고도 뭔가를 배워야 보람차고, 누워서 쉬고 있으면 괜히 우울해집니다. 주말에도 뭔가 스케줄을 잡아야 되고, 남들과 약속이 없으면 마음이 허전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고 쫓기는 느낌이 들어요. 문제는 그러다가 가끔 번아웃처럼 아무것도 못 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잠을 오래 자지는 못하다 보니 계속 피곤하고요. 그러나 몸을 조금만 회복하면 인생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웁니다. 그렇다고 저와 다른 사람들을 한심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문제가 많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열정이 넘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이런 부분을 고쳐야 할까요?


▶▶ 솔루션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내가 끊임없이 쉬지 않고 살아서 어떤 손해가 오느냐 그 부분입니다. 가끔씩 번아웃이 온다고 했는데 그게 어느 정도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라 조금 쉬어가면 바로 괜찮아지는 경우라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쉬어야 한다는 신호를 인지하고 거기에 내가 반응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업무를 하기 어려울 정도라거나 나 자신과 타인에게 어떤 피해가 갈 정도라면 생활 패턴을 조절할 필요가 있겠지요. 일주일에 하루라도, 일과 후에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을 만들기처럼 스스로와 약속을 해서 쉬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미리 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질은 타고난 것으로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부지런함이 장점이 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고요. 그래서 아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기 기질 안에서 조화롭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휴양이 좋은 사람이 있고, 바삐 돌아다니는 관광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누워서 쉬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휴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잠을 자는 시간 외에 누워서 쉴 경우 부정적인 기분을 느끼는 사람도 꽤 많으므로 타인이 보기에 누워서 쉬는 모습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좋지만 그 시간 중 진짜 나를 위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돌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가족을 위하거나 회사를 위해 일하거나 대부분 시간을 타인이나 사회를 위한 시간으로 묶여서 지냅니다. 누구나 나를 소중히 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고, 타인을 위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훨씬 더 쉽습니다. 그런 관성에서 벗어나 내가 정말 무엇이 필요한지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 꼭 쉬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잘 자고 잘 먹는다면 나머지 시간에 꼭 늘어져서 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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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