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에 매달려 버텨”…병사에 가혹행위 일삼은 부사관들

피해 병사 손가락 신경 손상…병사 손 힘줘 짓눌러 뼈에 금가게 하기도
부대 측 "사안 조사 후 법과 규정따라 조치 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계정 캡처

강원도 내 한 육군 부대 부사관들이 병사들에게 가혹행위와 폭언을 일삼고 있다는 고발이 나왔다. 문제의 부사관들은 병사에게 가로등에 매달리기를 강요해 상해를 입히는가 하면, 직접적인 폭행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 전방 사단에서 복무 중인 병사 A 씨는 28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부대 내에서 자행된 가혹행위를 폭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이달 초 중사 3명이 한 병사에게 장난을 친다고 중대 흡연장 뒤 가로등에 매달리게 했다"며 "몸무게가 그렇게 가벼운 병사가 아니었기에 너무 힘들었을 것인데 내려오면 (중사들이) 뭐라고 하며 끝까지 버티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해당 병사는 버티지 못해 미끄러지며 손이 쇠로 된 가로등에 쓸렸고 엄지손가락 바로 밑에 있는 살점이 약 2cm 넘게 파였다"며 "청원휴가를 나가 검사를 받아보니 엄지손가락 밑에 있는 신경을 다쳐 손에 감각이 없어졌고, 6개월 정도는 지나야 신경이 돌아온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문제의 부사관들이 부대를 돌아다니며 (문제 제기를 막기 위해) 병사들의 입을 막았다"고 덧붙였다.

A 씨는 또 "한 중사가 평소에 소대별 병사를 지정해 수차례 괴롭혔는데, 특히 본인과 손을 잡게 해 크고 두꺼운 손으로 (병사의) 손을 뭉개듯이 세게 잡고 힘을 준다"며 " 실제로 한 병사가 그 행위를 매일 당하다가 왼쪽 손뼈에 실금이 가고 며칠간 붓고 아파서 일상생활도 제대로 못 하는 걸 봤다"고 썼다. 그러면서 "간부님들이 저희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이 같은 폭로에 부대 측은 "이달 초 해당 사안을 접한 뒤 조사한 결과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간부 교육을 강화하는 등 세심한 지휘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해명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