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악용 ‘대포폰’ 개통 막는다… 현행 150회선 → 3회선으로 대폭 제한

‘범정부 TF’ 통신·금융 대책
범인 검거 즉시 계좌 정지 요청

정부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명의도용 휴대전화) 유통을 막기 위해 앞으로 휴대전화 개통을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월 3회선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카드·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입금 한도도 축소된다.

29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조정실 주재로 경찰청·금융위원회·국가정보원 등이 참석한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통신·금융분야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내용은 이동통신의 개통 가능한 회선 수를 대폭 제한하는 ‘통신서비스 부정이용’ 방지책이다. 지금도 이통사별로 약관을 통해 월 3개 회선으로 개통 한도를 두고는 있지만, 알뜰폰 포함 이통사가 53곳에 이르기 때문에 명의 하나로 순식간에 대포폰을 150여 대 이상 만들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이를 앞으로는 이통사 간 가입자 정보를 공유해 모든 이통사를 통틀어 월 3개 회선만 만들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보이스피싱 등 불법행위 이력이 있는 명의자의 경우에는 일정 기간 이통사들이 휴대전화 신규 개통을 제한할 계획이다.

금융분야 대책도 발표됐다. 정부는 대면 편취형 보이스피싱도 통신사기 피해환급법을 적용해 향후 범인을 검거하는 즉시 금융회사에 해당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범인을 만나 직접 현금을 주는 대면 편취형의 경우 송금·이체 행위가 아니므로 통신사기 피해환급법 상 보이스피싱이 아닌 것으로 분류돼 피해구제가 어려웠었다. 또 ATM에서 카드나 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계좌번호를 입력해 현금을 입금하는 ‘무통장 입금’ 방식이 대면 편취한 자금을 송금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입금 한도를 축소(1회 100만→50만 원)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