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민주당에 부메랑 될 꼼수와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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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09-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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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특임교수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음습한 ‘입법독재’가 상습화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 농림축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과잉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무소속 윤미향 의원을 조정위원에 포함시켰다.

국회선진화법상 이견을 조정하기 힘든 안건에 대해서는, 제1 교섭단체(다수당)와 그 밖의 소속 의원을 3 대 3 동수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최장 90일간 쟁점 법안을 논의하고, 위원 4명의 찬성이 있어야 법안을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위안부 단체 운영과 관련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제명 형식으로 출당돼 무소속이 된 윤 의원을 조정위원회에 포함시켜 사실상 민주당과 국민의힘 위원이 ‘4 대 2’가 되도록 해 자당 뜻대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민주당이 ‘알박기 꼼수’를 부린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를 구성할 때도 자당 소속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켜 무소속으로 만든 뒤 ‘4 대 2 안건조정위’를 만들어 강행 처리했다. 의회의 핵심 기능은 국민을 대표하고,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다.

선진 의회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나라에서 법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이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제정된 법은 ‘원천 무효’라는 논란을 낳게 되고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법무부가 국회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검수완박법 관련 권한쟁의심판의 27일 공개 변론에서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지정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있을 수 있는 것” “가장(假裝)행위면 효력행위로 인정하지 않는 게 법의 원칙”이라고 했다.

미국 하버드대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 교수는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 규범으로 ‘제도적 자제’와 ‘상호 관용’을 강조했다. 전자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도 무리하게 힘을 사용하지 않는 정치적 신중함, 후자는 정치적 상대를 공존의 대상, 즉 ‘사회를 통치할 동등한 권리를 갖는 집단’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들은 이런 규범들이 민주주의의 궤도 탈선을 막아주는 ‘가드레일’로서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가능케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이 보여준 꼼수·편법·알박기 등의 해괴한 행태는 이런 규범들을 스스로 훼손하면서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런 민주당에 민심도 냉소적이다. 지난 8월 말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고, 일명 노란봉투법과 양곡관리법 및 기초연금 확대법 등 ‘민생 포장 포퓰리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갤럽 조사에서 보듯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31%)은 국민의힘(38%)에 크게 뒤졌다. 또한,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57%)이 호감(32%)을 크게 앞섰다. 민주당이 ‘나홀로 이재명당’으로 전락해 ‘민형배 위장 탈당’ ‘윤미향 알박기’ 등 비상식적이고 기형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결국, 당은 깨지고 수권 능력을 상실한 ‘괴물 정당’으로 추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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