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등 기술경쟁 선도할 인재양성 시스템 새롭게 짜야”

■ 문화산업포럼 2022 - 남기태 서울대 교수

‘문화산업포럼 2022’의 2세션 ‘생존과 초격차 첨단기술·인재양성’에서 강연한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인재양성 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남 교수는 20년 가까이 변화 없는 서울대 공대의 정원 현황을 사례로 제시하고, “새로운 분야를 육성하거나 학생 수요가 많을 때는 가변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대한민국 전략기술 그리고 인재양성’ 주제의 강연을 통해 첨단기술 분야의 한국 경쟁력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요 11대 분야 가운데 6대 분야는 4위, 5대 분야는 5위라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2020년 기술수준 평가를 언급했다.

남 교수는 앞으로 추격자가 아닌 리더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전략기술 육성과 관련한 환경 변화를 강조했다.

향후 기술 경쟁에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 외교안보 환경 변화 △탄소중립 요구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인구 감소 등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남 교수는 탄소중립과 관련,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제조업 기반인 한국은 최근까지도 탄소 배출이 늘어나고 있었다”며 “그래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앞으로 한국이 친환경 이슈를 주도해야 하며 인재양성에도 이와 관련된 부분이 중요하다고 제기했다.

남 교수는 세계적인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인재양성 시스템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학교가 배출하는 인력의 ‘미스매치’를 꼽았다. 현장에서 원하는 기술 교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해결 방안으로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 △학생 인턴십 확대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남 교수는 인재양성 부분에서는 서울대 공대 신입생 정원을 예로 들어 불합리한 시스템의 실태를 설명했다. 남 교수는 “서울대 공대 입학생이 1990년대에 800명 수준이었다가 점점 줄어 400명대로 고정됐다”며 “정원이 줄어든 것보다도, 학과별 정원이 계속 그대로 유지되는 게 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의 비전이나 전략에 따라 인원이 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학 정원의 탄력적 운용을 강조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