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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2년 10월 01일(土)
한국 전기차 차별, 외교로 막을 수 있었나? 美싱크탱크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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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브루킹스 등 한반도 전문가들 “IRA는 미국 국내용 … 11월 선거 전 변화 기대 난망”
워싱턴 외교가 일각선 “단독 항의보단 EU·일본 등 피해국들과 공동 대응이 효율적”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을 둘러싸고 ‘대미 외교 실패’라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 국내용 법안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근로자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통과시킨 법안인 만큼 11월 중간 선거 전엔 개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EU, 일본 등 IRA 피해국들과의 공동 대응이 미국의 보호주의 기조에 대응하는 장기적인 해법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가 지난 14일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주관한 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석한 기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앤드류 여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사진)는 지난 14일 워싱턴 사무소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IRA에는 근로자와 노조 친화적인 정부를 구축해 나가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지향성이 담겨 있다”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법안 통과 성과가 별로 없었는데 IRA는 지난 6개 월 간의 진전 끝에 거둔 바이든 정부의 승리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1월) 미국 중간 선거 전까지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표를 얻는 데는 우리가 중산층을 이렇게 신경 쓴다고 해야지 동맹을 도와주고 있다고 홍보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여 한국석좌는 또 한국이 대미 외교나 로비를 통해 IRA를 막을 수 있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막을 수 없었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실 미국이 동맹국과의 공급망 협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다가 갑자기 IRA 같은 이슈가 나오면 동맹국에는 일관성이 없게 비칠 수밖에 없다”면서도 “행정부 내 의사 결정 체계 내에는 동맹 정책과 외교를 담당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등이 있지만 동시에 국내 정치를 담당하는 파트의 목소리가 더 반영될 때도 있다”고 진단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가 지난 14일 워싱턴 CSIS 회의실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주관한 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석한 기자들과 한미 현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조지타운대 교수·사진)도 이날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빅터 차 석좌는 “과거 미국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에 비춰서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이나 외교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미국 내 공무원들과 의회의 논의를 거쳐서 추진한 법안이라고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동맹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배경엔 미국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해협에서의 미중 긴장 고조 등 중대 현안에 집중 하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문제나 한미 관계 등 다른 사안에 바이든 행정부가 100% 집중을 하지 못한 탓에 발생한 사안이라는 의미다. 다만 그는 “법안을 수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 총영사와 베트남 대사 등을 지낸 레이먼드 버거트 퍼시픽 센추리 연구소 회장은 미국의 보호주의를 IRA 등 논란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원래 미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보호주의(Protectionism), 공화당이 자유무역을 지지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이후 나라 전체가 보호주의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IRA는 미국의 보호주의를 보여주는 단면이고 한국만을 겨냥한 조치가 아닌 만큼 한국 홀로 미국을 압박해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독일, 스웨덴 등 EU 국가와 일본 등 다른 피해국들과의 외교적인 연대가 더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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