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족’ 이유로 기증받은 인체조직 헐값 판매한 공공조직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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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0-03 20:56
업데이트 2022-10-0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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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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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공공조직은행 홈페이지 캡처



인체조직을 기증받아 이식재를 생산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 직원들에게 줄 월급이 없다는 이유로 기증받은 인체조직을 할인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공공조직은행이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특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 20일 당시 생산분배장으로 경영지원본부장을 겸하고 있던 A씨는 인체조직 연구개발기업인 B사와 ‘중간재 할인 단가 분배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B사는 평소 3억6600만원 정도에 거래되던 근막, 관절, 혈관, 뼈 등 인체조직 이식재를 약 40% 할인된 2억3000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대신 B사는 계약 직후이자 이식재를 건네받기(12월 22일) 약 한 달 전인 11월 25일 1억5000만원을 선입금했다. 이후 이식재를 넘겨받은 지 이틀 만인 12월 24일 나머지 8000여만원을 입금했다.

통상 세금계산서가 발행되면 익월 말일 입금이 이뤄지는 만큼, 이 계약의 경우 이듬해인 2021년 1월 말까지 입금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처럼 이례적으로 할인 판매가 이뤄지고, 그 대가로 판매대금이 빠르게 입금된 것은 공공조직은행의 예산 부족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 이 기관은 당시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돈도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급여일이 매월 25일인 이 기관의 2020년 11월 24일 통장 잔액은 2579만원에 불과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공조직은행은 2020년 하반기부터 인건비 등의 자금이 부족해 보건복지부에 상황을 보고하고 국고 지원이나 금융기관 차입을 요청했으나 자체 해결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감사 과정에서 당시 은행장에게 결정권을 위임받아 이같은 계약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체 선정과 할인 조건 책정은 A씨가 독단적으로 했고, 상급기관인 복지부와 공공조직은행 이사회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은 새 은행장이 취임한 뒤 이뤄진 특별감사를 통해 드러났는데, 별정직인 A씨는 이미 퇴직한 상태여서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기관 내부적으로 중간재 분배와 관련한 내부 지침을 마련하고 분배가 산정·조정 및 표준계약절차를 수립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당시 감사에서는 이뿐 아니라 인공 관절 수술 등에 사용되는 뼈분말 이식재를 분실한 사실, 내부 결재 없이 자의적으로 특정 직원 6명의 연봉을 올린 뒤 이를 반납하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은 사실 등도 드러났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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