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또 100달러 갈수도”… 에너지 고통 커지는 유럽

OPEC+ 감산추진에 유가 급등
美 석탄 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
세계 경제위기 또다른 뇌관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하루 100만 배럴 이상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을 앞두고 유럽 에너지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미 미국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가스 확보가 급한 국가 간 이견이 심해 실행은 미지수다. 이에 에너지 가격이 ‘영국발 금융불안’과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세계 경제 위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2% 급등한 8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5일 OPEC+ 정례회의에서 대규모 감산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감산 규모가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 중인 유가를 부양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감산은 경기침체와 싸우고 있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한 원유 중개 업체는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겨울 유럽이 유독 추운 겨울을 맞을 것으로 보이며 에너지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럽중기예보센터는 이날 “올해 11~12월 춥고 건조한 동풍이 불면서 평년보다 기온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난방비 지불에 따라) 생활비 위기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올겨울 가스 공급 비상사태로 영국 가스 화력 발전소가 폐쇄될 수 있다”는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Ofgem)의 지적도 제기됐다. 대체재로 거론되는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다. 중앙 애팔래치아 석탄 가격은 9월 마지막 주 쇼트톤(약 907kg)당 204.95달러를 기록했다.

EU는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가스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로이터에 따르면 오는 7일 체코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EU 차원에서 가격 상한제 도입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EU에서 가스 소비량이 가장 많은 독일 등이 가격 상한제 도입 시 당장 올겨울 글로벌 시장에서 필요한 가스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을 우려,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 초안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임정환·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