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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2년 10월 05일(水)
“신도시 아재 ‘웃픈 삶’ 소름 끼치게 묘사… 잔상 남기는 웃음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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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학번 이즈 히어-신도시 아재들’ 시리즈로 인기몰이 중인 유튜버 ‘피식대학’의 멤버 김민수(왼쪽부터)와 이용주, 정재형. 메타코미디 제공


■ 새 시리즈 ‘05학번 이즈히어’ 내놓은 유튜버 ‘피식대학’

깃 세운 ‘카라티’·스냅백 등
40대 부부 현실적 모습 그려

“10시 출근·8시 퇴근 기획회의
플롯만 짜고 애드리브로 채워
웃음 넘어 대화와 이해로써
서로에 대해 깊게 알아가길”


‘한사랑 산악회’, ‘05학번 이즈 백’, ‘B대면 데이트’ 등으로 큰 인기를 끈 개그 유튜버 ‘피식대학’이 ‘05학번 이즈 히어-신도시 아재들’ 시리즈로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피식대학’은 KBS와 SBS 공채 출신 코미디언인 이용주와 정재형, 김민수 등 3명이 결성한 유튜브 채널. 여기에 김해준과 박세미 등 동료 코미디언들이 힘을 실으면서 161만 명이 구독 중이다. 이들이 지난 6월부터 올리기 시작한 ‘05학번 이즈 히어’ 시리즈가 누적 조회수 1700만 회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피식대학 멤버 3인을 각종 개그 소품들로 가득한 그들의 마포 사무실에서 만났다.

◇원제는 ‘슬픈 신도시 아재들’

‘05학번 이즈 히어’는 2000년대 초반의 추억을 환기하며 ‘피식대학’을 대세의 반열에 올린 ‘05학번 이즈 백’의 연장선으로, 20대 때 ‘잘 나갔던’ 주인공들이 신도시에 사는 40대 ‘아재’가 됐다는 설정이다. 극 중 인물인 배용남(이용주 분)과 류인나(박세미 분)는 신도시에 사는 부부의 특징을 정확하고 재미있게 묘사해낸다. 배용남은 깃 세운 ‘카라티’에 스냅백 모자를 쓰고 카니발을 탄다. 차 안에는 ‘마블’ 굿즈가 가득하다. 몸에 착 달라붙는 골지 원피스에 헬렌 카민스키 모자를 쓴 류인나는 생전 처음 보는 아웃렛 매장 직원에게 “정현이 언니가 소개해서 왔다”며 자신만 아는 지인의 이름을 당당히 댄다. 류인나가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간 저녁, 배용남은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술을 마시며 주식과 비트코인 이야기를 한다.

이용주는 “지난해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던 ‘신도시 미시룩, 신도시 유부남룩’에서 시작한 시리즈”라며 “원래 별개의 새 시리즈로 선보이려 했으나 마침 조금 정체기를 맞은 ‘05학번 이즈 백’ 시리즈와 연결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05학번 이즈 히어’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고증에 도움을 준 이는 주변 친구들. 정재형은 동탄 신도시에 사는 친구 부부에게, 이용주는 자영업을 하는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류인나 역의 박세미 역시 친구들을 취재해, ‘신도시 엄마’들의 특징을 수첩에 빼곡히 적어 왔다고 한다.

‘05학번 이즈 히어’의 원제는 ‘슬픈 신도시 아재들’이었다. 정재형은 “웃긴데 너무 슬픈 현실, 가슴을 후벼 파는 슬픈 코드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가장 공감을 많이 얻는 댓글도 “웃기다”가 아니라 “무섭다” “슬프다”다. 너무 똑같이 묘사해서 소름이 끼친다는 반응과 함께 “씁쓸하다. 왠지 모르게 슬프다”는 반응이 나온다. 과거는 화려했지만 이제는 아내의 잔소리에 꼼짝 못 하는 평범한 유부남이 된 데 대한 측은함이다. “반응이 여러 가지로 나뉘어요. ‘우리 형부 같다’ ‘우리 형 같다’,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그리고 진짜 40대 아재들의 ‘우리를 너무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그러면서 대화가 일어나더라고요. 스냅백을 쓰는 아재를 무조건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스냅백을 왜 쓰는지 그 내면을 추측하면서 이해하려는 거예요. 전 그게 좋더라고요.”(이용주)

◇“웃음 외 공감, 감동 원해…‘잔상’ 남는 개그 추구”

많은 개그 유튜버들이 있지만 ‘피식대학’의 특징은 웃음‘만’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용주는 “사람을 웃기는 것은 기술적인 것으로, 쉽지도 않지만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저희는 잔상이 남는 개그를 하고 싶다. 보고 나서 계속 잔상이 남고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거리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형도 “우리 콘텐츠를 오래 보게 하는 방법이다. 웃음 말고 감동도 있고 ‘킹 받음’도 있고 공감대도 있고. 그런 다른 코드들을 찾아 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로 ‘탈북민’ 시리즈로 주목받게 된 ‘피식대학’이지만 큰 인기를 얻게 된 ‘05학번 이즈 백’으로는 2000년대 초반에 대한 향수를 남겼고 ‘한사랑 산악회’는 중년의 남성을 친근하게 그리면서 우리네 아버지들을 자못 귀엽게 느끼게 했다. “‘한사랑 산악회’가 뜨고 나서 ‘산악회’ 연관 검색어로 딸려 나오던 ‘불륜’이란 단어가 사라졌더라고요.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어요.”(이용주)

피식대학 3인은 규칙적으로 사무실에 출퇴근한다. 오전 10시 출근, 오후 8시 퇴근이다. 치밀하게 취재한 이들은 하루 종일 머리를 모아 줄거리를 짠다. 플롯만 미리 구성할 뿐, 대사까지 한 줄 한 줄 만들진 않는다.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애드리브로 30분 분량의 시트콤을 매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일정이 힘들진 않으냐고 물었다. “저희처럼 짧은 기간에 다양한 콘텐츠들을 올린 데는 아마 없을 거예요. 힘들지만 또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건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아요.”(김민수)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이용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위험한 세계의 위험한 코미디’를 꺼냈다. “종군 코미디언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들은 전쟁 중 사망한 전우에 대해 농담을 해요. ‘그 녀석 방귀 냄새 한번 고약했지’ 이런 식으로요. 그러면 부대원들이 그나마 편하게 전우를 보내준다는 거예요. 산악회 회원도, 신도시 아재들도 화두에 올리면 그에 대해 욕을 하든 공감을 하든 대화가 이뤄져요. 그러고 나면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오해가 없어지기도 하고요. 코미디 역할이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해나갈 거예요. 안주하지 않고, 놀릴 사람을 더 찾아가면서요. 하하.”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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