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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2년 10월 05일(水)
빅스텝땐 가계 비명, 통화스와프 美선 떨떠름… 묘수 없는 ‘킹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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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 정부 ‘환율 방어’ 총력전

원달러 환율 9개월간 30%↑
1500원 돌파할 가능성 커져

美 연말 금리 4.5% 전망 속
韓銀, 0.5%P 인상카드 고심
가계 이자 부담 급증‘딜레마’

美와 통화스와프 거론되지만
달러유동성 부족 상황 아니고
긴축 역행…체결 가능성 낮아

수출기업들 선물환 매입 추진
서학개미 유턴 인센티브 검토



윤석열 정부는 과연 원화 가치 하락을 막을 묘책이 있을까.5일에도 ‘킹(King) 달러’ 현상이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11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40원을 넘어서며 불과 9개월 만에 약 30%가 급등했다. 올해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15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로 안전 자산인 달러의 고공행진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원화 가치 하락세가 과도하지 않다고 보고 “불안해할 필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달러 초강세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국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 =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말 정책금리(기준금리)를 4.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예상보다 커지면 원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해 환율을 높이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는 12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 놨다.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 3월 이후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17억7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이자 부담 증가·내수 위축·경기침체의 악순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가 가계부채 상황을 들며 한은에 빅스텝 자제를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다. 가계 빚은 올 6월 말 기준 1869조 원에 달한다. 7월 은행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잔액 기준 78.4%로,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7조3300억 원 급증한다. 또 내년 초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으로 벌써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의 두 얼굴 = 외환 시장의 불안과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거론된다.

실제로 과거 미국과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후 외환시장이 빠르게 진정됐다. 2008년 10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후 15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77원 떨어졌다. 당시 두 차례 연장 끝에 2010년 2월 종료됐다. 통화스와프가 다시 체결된 건 2020년 3월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한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고, 환율이 치솟던 상황이었다. 당시 13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통화스와프 체결 직후 40원 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할 유인이 적다는 점이다. 미국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며 긴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는 건 정책 기조와 어긋난다. 또 과거 한·미 통화스와프는 단독 체결이 아니었다. 호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등 9개국과 함께 체결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단독으로 통화스와프 체결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환율 정책, 자칫 밑 빠진 독 걱정 = 정부가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내놓고 있지만, 만병통치약 같은 묘수는 없어 고민이 크다. 우선 연말까지 수출기업들의 선물환(先物換)을 매입하기 위해 80억 달러 규모를 국내 외환시장에 풀 예정이다.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기 위한 대책이다. 필요할 경우 국책은행과 정부 기금도 동원된다. 앞서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할 때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빌려 쓰도록 달러 스와프를 체결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2조 달러가 넘는 서학개미 등 민간의 해외 금융자산을 국내로 유입시키기 위한 인센티브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치가 시장의 공포 심리를 일부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정부의 발표 직후 원·달러 환율이 1430원까지 치솟는 등 현재 실질적인 효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킹달러 충격이 장기화할 수 있어 무리하게 시장에 달러를 풀어 외환보유액을 줄이는 방식에도 부정적이다. 이미 한은이 공개한 ‘2022년 2분기 외환 당국 순거래’에 따르면 외환 당국이 올해 2분기(4∼6월) 환율 방어를 위해 순매도한 외환은 154억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 당국이 2019년 분기별 외환시장 개입액을 공개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환 당국은 1분기에도 같은 이유로 83억1100만 달러를 순매도한 바 있다. 3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 속도가 빨라진 만큼, 외환 당국의 개입액이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기초체력을 강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맞이하고 있는 혹독한 시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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