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에 손수 만든 ‘우리들의 녹색지대’… 기후행동 실천 나서요

  • 문화일보
  • 입력 2022-10-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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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4일 양동여중 교내 벽면녹화에 참여한 학생대표와 교직원, 주택도시보증공사 직원봉사단 등 30여 명이 ‘혼자 보기 아까wall’ 조성을 마친 후 촬영한 단체 사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아동센터 ‘초록새벽’ 프로그램

양동여중 교내 건물 4층 벽에
공기정화 식물 450본 ‘작은 숲’

학생들 직접 디자인·설치 참여
‘혼자 보기 아까wall’ 이름붙여

미세먼지 절감 효과에 큰 만족
환경시민 책임감도 함께 키워


부산 양동여중 교내 건물 4층 벽에는 약 450본의 공기 정화 식물로 이뤄진 ‘작은 숲’이 있다. 회색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 속에서 초록 숲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이곳을 지나치는 학생들은 누구나 자연의 내음을 들이켤 수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모습의 식물들 사이에서 학업으로 쌓인 스트레스와 부담을 내려놓고 집중력을 가다듬는다. 이 작은 숲 하나를 통해 학교가 학생들에게 휴식을 주는 녹색 쉼터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세먼지 등으로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교외뿐 아니라 교내 공간에 녹색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주목받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아동옹호센터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교내 환경친화공간 조성 프로그램 ‘초록새벽’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재단은 초록새벽이라는 이름에 대해 초록빛으로 물든 하루의 첫 시작과 식물로 이뤄진 새로운 벽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재단은 지난해 개림중에 이어 올해 양동여중 학생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재단에서 이번 활동을 기획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자연과 친밀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아동의 환경 감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환경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자로서 행동하도록 돕는다는 목표도 있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 양동여중 학생과 교직원들이 지난 7월 4일 학교 복도 벽면 환경친화공간을 디자인(사진 왼쪽)하고, 식물을 심어 친화공간을 조성(가운데)한 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기후환경 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식(오른쪽)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특히 양동여중은 생태환경교육 시범학교, 탄소중립 실천학교로서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온 곳이기도 하다. 양동여중은 올해 부산시교육청에서 전국 최초로 제작·배포한 환경교과서 ‘부산의 환경과 미래’를 선택과목으로 선정하는 등 체계적인 환경교육도 수행하고 있다. 양동여중은 이번 교내 숲 조성 행사를 계기로 재단과 기후환경 업무협약을 맺고 학생·교직원·학부모 등 지역사회 구성원의 기후 행동 실천문화 조성도 약속했다.

양동여중 4층 중앙복도에 설치된 작은 숲이 더욱 특별한 것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과 조성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4일 양동여중에 모인 학생대표 15명과 교직원, 주택도시보증공사 직원봉사단 8명 등 30여 명은 먼저 대기 오염의 원인, 예방 및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기후환경교육을 이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내 환경친화공간을 직접 디자인하고 공기 정화식물 약 450본을 벽면에 심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름도 교내 공모와 투표를 통해 ‘혼자 보기 아까wall’이라고 지었다. ‘금쪽같은 내 식물’ ‘초림’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학생들의 머리에서 쏟아진 가운데 35%의 득표율을 보인 ‘혼자 보기 아까wall’이 이름으로 최종 선정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김진선 대리는 “공간에 대한 작명, 식물을 식재하고 유지 관리해가는 전 과정에 아동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환경 시민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인 기후행동을 실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녹색 벽은 실제로 미세먼지 절감 효과도 있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지난 2021년 개림중에 초록새벽 1호를 설치해 5개월간 관찰한 결과, 미세먼지는 48㎍/m³에서 17㎍/m³으로, 초미세먼지는 23㎍/m³에서 10㎍/m³으로 감소했고 이산화탄소도 530ppm에서 346ppm으로 줄었다. 학교 관계자는 “벽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환경 교과과정과 연계해 식물학습, 기후 캘리그래피 작품 만들기, 포토존 조성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벽면 설치 진행업체인 브라더스키퍼에 학생대표 15명에게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만족도, 성취감, 환경가치함양 문항에 전원이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벽면 녹화에 참여한 한 학생은 “지구를 살리는 좋은 활동에 참여한 것 같아서 뿌듯했고, 학교 주변은 물론 공공장소에도 식물이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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