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술 중국 유입 사실상 원천차단…“미국이 패권 선도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강경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 뉴욕주 포킵시의 IBM의 퀀텀 연산 센터를 방문해 ‘시스템 원’ 퀀텀 컴퓨터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IBM은 향후 10년간 뉴욕주에 총 2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 美, 생산장비 中수출 통제

생산품 이어 생산시설까지
대중국 초고강도 견제 나서

인텔 등 생산기지 美로 유턴
글로벌 산업 판도 변화 주목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김병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이 첨단 반도체 생산에 있어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미 상무부가 이르면 7일 첨단 반도체 기술·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차단하는 신규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다. 반도체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의 굴기를 방치하면 철강 등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세계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와 첨단 반도체가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는 문제 등을 더해 초고강도 견제에 나선 셈이다. 미국산 기술·장비 수입금지로 중국 반도체산업이 최대 위기에 직면한 반면 인텔·마이크론 등은 생산기지를 속속 미국으로 유턴해 글로벌 반도체산업 판도에 변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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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번 주 중 18㎚(1㎚는 10억 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비메모리칩(로직칩) 등을 제조하는 중국기업에 관련 기술·장비를 판매할 경우 별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신규 수출통제를 발표한다. 상무부는 8월 엔비디아·AMD의 인공지능(AI)·머신러닝용 반도체 대중 수출을 규제하는 등 개별기업 통보 방식으로 첨단 반도체·장비 수출을 차단했으나 향후 자동으로 수출통제가 작동하도록 명문화한 셈이다. 당초 미 정부 수출통제 기준은 비메모리칩 기준 10㎚ 이하 기업이었지만 사실상 첨단 반도체를 가르는 기준인 14㎚ 이하로 확대해 규제 대상도 늘렸다. 미국은 미국 기술·장비를 사용했다면 해외생산 제품에 대해서도 수출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도 적용해 중국을 옥죌 전망이다.

미 행정부가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를 들고나온 것은 화웨이 제재 등 지속적 견제에도 중국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산업계 우려가 커진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첨단 반도체가 미사일·드론 등 최신 무기와 사이버안보 등에 있어 핵심부품으로 꼽히지만 정작 미국 내 생산이 전혀 없어 TSMC 등 해외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등 국가안보 차원에서 견제 필요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8월 542억 달러(약 76조5520억 원) 규모 반도체법을 통과시켜 미국기업 유턴과 삼성전자·TSMC 등 해외기업의 신규투자를 끌어냈다. 미 정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10년 동안 중국에 첨단 시설투자를 금지한 가드레일 조항까지 마련했다.

미국이 신규 수출통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西安)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전체 출하량 중 약 40%를 생산하고, SK하이닉스도 D램의 50%를 우시(無錫)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 장비 도입이 되지 않으면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신제품을 못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