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준석 위기 넘은 與, 민심 직시하고 환골탈태하라

국민의힘이 석 달 만에 간신히 ‘이준석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6일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 정지 등 3·4·5차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각하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7일 이 전 대표가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사유로 당원권 1년 추가 정지를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7월 8일 윤리위가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촉발된 내홍은 일단락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36세 0선’의 경력으로 제1 야당 대표에 선출돼 관심을 모았지만,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반목하고 집권 뒤에도 내분 수습보다 증폭의 중심에 서면서 점차 ‘문제아’로 인식돼 갔다. 당내는 물론 국민적·세계적 관심도 끌었던 ‘청년정치 리더십’의 실패에 대해서는 원인과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합법성을 인정받으며 단기적으로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등 정기국회를 이끌게 됐고, 12월부터는 전당대회 준비를 본격화해 내년 3월 전후 명실상부한 집권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책임을 맡게 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하락은 이준석 리스크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선, 집권당으로서 기대에 전혀 못 미쳤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 의원 1인당 야당 의원 2인 몫을 해도 부족한데, 실상은 거꾸로였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의원 대부분이 눈치만 보는 등 ‘웰빙 정당’ 체질도 바뀌지 않았다. 이제라도 민심을 직시하고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해야 한다. 사실상 전당대회의 막이 오른 만큼 ‘내부 총질’ 식의 권력투쟁보다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정책과 아이디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윤 대통령을 지원하되 건전한 긴장 관계도 유지함으로써 중도·개혁 성향의 국민까지 지지 기반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래야 국정 동력을 회복하고, 1년 반 앞의 차기 총선에도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