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식의 시론>이재명의 ‘죽창가 반일’ 사기극

  • 문화일보
  • 입력 2022-10-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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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주필

가장 친일적 대통령은 김대중
천황폐하 호칭하고 문화 개방
과거사와 열등감 탈피도 당부

민주당 친일.반일 허점투성이
DJ 계승한다면서 행동은 반대
안보 주적 北정권인가 日인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친일적 대통령’은 김대중이다. 취임 첫해인 1998년 10월 일본을 국빈 방문한 김 대통령은 서슴없이 “천황 폐하”라고 말했다. 직전 대통령 김영삼의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와 “(일본)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 발언, 외환위기를 부채질한 일본 측의 한국 투자금 회수로 국민 감정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이었다. 주변에서 ‘일왕’ 등 대안을 건의했으나 김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감정은 이해하지만, 상대 국민이 원하는 대로 호칭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물리쳤다. 천황과의 만찬에서 과거사 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고, 메이지 유신 주역인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그런 인식의 연장선에서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의 ‘21세기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나왔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도 결단했다. 지금은 한류가 세계를 휩쓸지만, 당시엔 문화침탈, 문화식민지 우려가 넘쳤다. 특히, 지지기반이던 좌파 진영과 대중 영향력이 큰 영화계 반대가 심했다. 사후 1년 뒤 출간된 자서전에서 김 대통령은 “전적으로 나의 의지였다”고 밝히면서, 과거사와 열등감 때문에 미래를 위한 교류를 막지 말라는 당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행태에 비춰보면 ‘친일 앞잡이’로 몰리고도 남을 내용이다.

반대로, 가장 ‘반일적 대통령’은 이승만이다.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제2차대전 전투 경험이 풍부한 일본 군인들을 유엔군에 편입시키려 하자 이 대통령은 “국군은 일본군부터 격퇴한 다음 공산당과 싸울 것”이라며 결연히 반대해 철회시켰다. 이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60해리 영해를 주장하는 ‘평화선’을 발표한 뒤 국제적 반대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력을 동원해 일본 선박을 나포하는 식으로 독도와 한반도 어장을 지켰다.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반일 캠페인을 보면, 이승만과 가깝고 김대중과는 한참 멀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김대중 정권을 계승한다고 하고, 이 대통령에 대해선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라고 했다. 의도적 이중성 아니면 현대사에 대한 무지의 결과다.

이 대표의 주장 자체에도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첫째, 이 대표는 최근의 대(對)잠수함·미사일 연합훈련은 지극히 초보적 수준임에도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절박성만 보더라도 안보 포기 발상이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진행된 훈련이다. 둘째, “한미동맹과 세계 6위 군사력을 가진 나라인데 왜 자력 방위를 하지 못하느냐”고 했다. 지금은 우주도 전장이 될 정도여서 연합 방위가 필수적인 시대다. 안보에 대한 개념이 있는지부터 의심스럽다. 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한 셈인데, 그러면서도 “미군은 점령군” 등 상충하는 입장을 보이니 더 황당하다.

셋째, “군사적 도발뿐만 아니라 경제 침탈까지 하는 현실”이라고 했다. 금방 일본이 침공하고 독도 탈취에 나설 것 같은 분위기다. 최소한의 식견만 있으면 그럴 수 없음을 안다. 침소봉대의 선동이다. 넷째, “일본과의 합동훈련이 북·중·러 군사적 결속을 자극해 한반도 냉전체제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북핵 위협은 이미 심각해졌고, 중국과 러시아는 오래전부터 그런 북한을 거들었다. 북·중·러에 대해서는 비판 시늉만 하면서, 불가피한 한·미·일 대응을 맹비난한다. 본말전도의 궤변이다. 이 주장을 연장하면 안보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일본이다.

구한말 동학농민군의 사실상 마지막 전투였던 우금치 전투는 죽창과 기관총 대결이었다. 말이 전투일 뿐, 조선 관군과 일본군에 의한 일방적 학살이었다. 수만 명이 목숨 걸고 돌격한 기개는 높이 살 만하지만, 현명한 지도자라면 백성을 인간 표적으로 내몰아선 안 된다. 죽창가는 스러져간 농민군을 기리는 노래다. 이 대표의 친일·반일 프레임은 앞뒤 안 가리고 결사적으로 일본을 향해 돌진하는 ‘죽창가’를 닮았다.

이제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끝없이 반성과 배상을 요구하기보다 실력으로 이기는 것이 진정한 항일이고, 안중근·김구가 이루려던 꿈이다. 국민 노력으로 곳곳에서 그런 역량을 갖췄다. 죽창가식 반일 선동은 시대착오적 사기극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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