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교환 프로그램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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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합니다 - 숀 퀸트(37 · 미국) · 김수민(여 · 36)

2020년 7월, 승진을 앞두고 있던 저(수민)는 영어 성적이 필요해 언어 교환 프로그램에 등록했어요. 이것이 미래의 남편을 만나는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숀은 열심히 공부하는 제가 기특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했대요. 그러다가 하루에 12시간씩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죠. 만난 적은 없지만, 함께 나눈 대화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어요. 자연스럽게 호감을 갖게 됐죠.

물론 숀은 미국에, 저는 한국에 있다 보니 불안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부정적인 생각은 미리 하지 않기로 했죠. 숀은 제 회사로 커다란 난초를 보내고, 직접 쓴 편지를 보내며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빨리 숀을 만나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도저히 만날 수가 없었어요. 결국, 1년을 꼬박 기다려야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숀이 한국에 와준 덕분에 드디어 만났습니다.

실제로 본 숀의 파란 눈은 빨려 들어갈 것 같았어요. 한동안 눈을 가리고 대화했을 정도였죠. 출입국 규정이 완화된 덕분에 그 후에는 자유롭게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만났어요. 숀은 만날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죠.

지난 8월, 숀을 만나러 제가 미국에 갔을 때였습니다. 함께 요리하고, 저녁을 먹고, 소파에 누워 영화를 보는 일상이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루빨리 이 사람과 결혼해 이런 일상을 매일 누리고 싶었어요. 저는 매일같이 숀에게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올해 12월 21일,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에요. 웨딩 촬영을 위해 숀은 11월에 한국에 들어올 계획입니다. 저에게 한없이 베풀어주는 숀의 사랑에 늘 감사합니다. 저 역시 더 좋은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