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첫날 아내가 제 팔짱 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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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장현덕(30)·이희라(여·31) 부부

갓 입사한 전 처음으로 중요한 발표를 앞둔 탓에 새로 들어온 소개팅을 거절했어요. 그런데 지인이 집이 가까우니 만나보라고 한 번 더 권했어요. 정말 가볍게 보자는 생각에 퇴근 후 집 근처 중심 상가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아내는 저보다 약속 장소에 빨리 나와 있었어요. 마스크를 끼고 있는데 눈이 참 예쁘더라고요. 그래도 ‘기대하지 말아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정말 아름답더군요. 적극적으로 메뉴와 주종을 고르는 모습도 매력적이었어요. 당시 코로나19 영업시간 제한 탓에 오후 7시 30분에 만나 9시까지 둘이 소주 3병을 빨리 마셨어요.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며 같이 걷는 중에 아내가 팔이 부딪히니 팔짱을 끼라고 했어요. 제가 “끼려면 네가 껴”라고 하자 즉시 제 팔짱을 끼지 뭡니까. 팔짱은 연애할 때나 끼는 거로 생각했어요. 손잡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그렇게 함께 걷다가 사진까지 같이 찍었어요. 이 모든 게 첫 만남에서 일어났습니다.

다음 날엔 술을 마시지 않고 드라이브 데이트를 했어요. 호감이 술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내가 적극적이지 않더라고요. 제가 묻는 말에 짧은 대답만 하고요. 그런데 그날 밤 ‘집에 도착했으면서 왜 연락을 안 하냐’고 투정을 부리는 문자가 아내에게서 왔어요. 그렇게 3일째 되던 날, 아내는 지인들과 늦게까지 술자리를 했어요. 그날은 연락이 잘 되지 않았는데, 다음 날 아침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로 절 만나러 왔더라고요. 해장국을 사줬습니다. 전 그런 아내 손을 잡았고, 연애가 시작됐어요.

저희는 지난 3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원래 올해 11월로 추진했으나, 소중한 생명이 찾아오는 바람에요. 현재는 아기 천사와 소중한 일상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세 가족이 감사함을 기억할 수 있도록 가장으로서 더 사랑할게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