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지원비로 ‘김정은·김일성 우상화’ 교육한 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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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1-12 08:58
업데이트 2022-1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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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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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안산시의 한 시민단체가 세월호 피해 지원금으로 개최한 세미나의 교육 자료. 이 단체는 김일성, 김정은 관련 공부를 했다고 사업비 지출내역에 사진과 같은 교육 자료 등을 첨부해 제출했다. 안산시청 제공



안산시가 6년 간 지원받은 110억 중 일부가 유족과 무관하게 사용된 정황

일부 시민단체는 ‘미래세대 치유·회복’ 명목으로 친북 교육 의심도


정부와 경기도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유족 지원 등을 위해 지급한 ‘세월호 피해 지원비’ 상당액이 지난 6년간 북한 김정은 신년사 학습 세미나나 일부 시민단체의 외유성 출장 등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12일 경기도 안산시가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유족들의 거주지인 안산시는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2017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매년 10억~20억원 씩 정부와 경기도로부터 총 110억원의 세월호 피해 지원 사업비를 받았다. 사업비의 주목적은 ‘세월호 피해자 지원을 통해 희생 피해 지역의 공동체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다. 안산시는 이 사업비를 ‘지역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명목으로 각종 시민단체에 지급해 관련 활동을 맡겼다.

하지만 경기도·안산시 사업비 정산보고서를 보면 ‘안산청년회’라는 시민단체는 2018년 다른 단체들과 공동으로 사업비 2000만원을 타 내 ‘미래세대 치유회복 사업’이란 명목으로 김정은 신년사 등이 주제인 세미나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미나 커리큘럼에는 ‘자본주의 사회가 내부 모순으로 붕괴하고 공산·사회주의 사회로 발전한다’는 마르크스 역사 발전 5단계론 등도 포함돼 있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4대강 삽질 반대’ 등 이 단체의 그간 활동 내역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는 차례도 있었다. 이 단체는 전체 사업비 가운데 약 390만원으로 제주도로 2박 3일 외유성 출장을 간 것으로 드러났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평양갈래?’라고 표기된 현수막이 안산시 한 지하철 역에 붙어있다. 이 현수막은 세월호 피해 지원비로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산시 제공



안산청년회는 이와 별도로 안산시에서 500만원도 받았으며 이 역시 세월호 피해 지원 관련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이 자금으로 ‘김일성 항일투쟁의 진실’ 영상 상영, ‘북한 식량 자급률 90%’ 등과 같은 내용의 교육 강좌를 열었다. 지역 대학생이나 시민이 대상인 이 강좌의 참고 서적은 ‘수령국가’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 등이었다. 이 단체는 ‘평양 갈래?’라는 문구 등이 표기된 현수막 25개를 안산 시내 곳곳에 설치했다는 내용을 관련 사진과 함께 사업비 지출 내역 보고서로 제출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써야 할 세금이 친북 단체 정신교육, 선전 활동 등에 쓰인 셈이다.

소규모 단체들이 10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원의 세월호 사업비를 받아내 다과 활동을 하거나 전국 각지를 수차례 여행한 사례도 파악됐다. 서범수 의원은 “6년 치에 해당하는 세월호 피해 지원금 지출 내역을 분석해보니, 전체 110억원 가운데 약 30~40%는 세월호와 무관한 곳에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참사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쓰여야 할 국민의 혈세가 더는 일부 시민단체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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