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귈래?” 건너뛰고 “결혼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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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 이수진(29) · 박원아(여 · 29) 부부

대학 시절, 남편과 저(원아)는 같은 실용음악과 동기였어요. 합주 수업에서 듀엣을 한 경험을 계기로 친해졌죠. 알고 보니 남편과 저 모두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졸업 후 연락이 끊겼어요. 저는 다른 학교에 편입했고, 남편은 군대를 갔거든요.

그런데 무려 6년 만에 남편에게 연락이 왔어요. 동기들과 모이기로 했는데, 저도 나오라는 내용이었죠. 그렇게 만난 남편은 더 어른스럽고 멋있어진 것 같았어요. 오랜만에 만난 남편이 남자로 느껴졌고, 남편 역시 제게 호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 저희는 매일 통화하는 사이가 됐어요. 어느 날엔 제가 “우리 무슨 사이야?”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했는데, 남편은 나중에 얘기해준다며 대답을 미뤘어요. 제게 섣부르게 고백하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얼마 후, 여행을 다녀온 남편이 여행지에서도 계속 제 생각이 났다며 선물을 가득 들고 왔어요. 그리고 한 말이…. “나랑 결혼할래?”라는 폭탄 고백이었습니다. 그 말은 1200일 뒤, 현실이 됐습니다.

함께 운동도 하고, 노래도 하며 참 재미있게 연애했어요. 그리고 남편에게 트렁크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 준비를 시작했죠. 결혼 준비는 쉽지 않았지만, 프러포즈 때 느낀 감동을 되살리며 차근차근 준비했어요.

지난 5월 21일, 저희는 부부가 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아기천사 ‘젤리(태명)’가 찾아왔죠. 지켜야 할 존재가 생겼으니 저희 둘 다 더욱 책임감 있게 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우리 집 가장은 혼자가 아닌 둘이라는 마음으로 서로 의지하며 씩씩하게 살 거예요. 젤리와 함께 웃음 짓는 그날을 상상하며, 오늘도 즐겁게 보낼 겁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