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대장동 민간개발위해 이재명 · 정진상에 로비 필요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남욱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만배 등 핵심 3인방 법정출석
엇갈린 진술… 치열한 공방예고

대장동 일당 핵심 3인방(유동규·김만배·남욱)이 모두 석방된 가운데, 대장동 사업 개발방식 결정 권한은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에게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대장동 일당은 책임을 회피하고자 서로 엇갈리는 진술을 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된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이준철)의 심리로 진행된 대장동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을 민간개발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친분이 있는 A 의원을 통해 현금 로비를 하려고 했다”면서 “당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영향력이 불확실했다”고 밝혔다. 남 씨는 이어 “대장동 민간개발방식 추진 권한을 가진 이 대표나 정 실장에게 로비가 필요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사실상 대장동 사업개발 초기에 유 전 본부장에겐 결정 권한이 없었고 이 대표, 정 실장 등 윗선에 직접 로비가 필요했던 상황이란 설명이다.

앞서 풀려난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과 이 대표 측의 관련성을 폭로하고 있다. 그는 처음 검찰 수사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보유한 대장동 민간사업자 지분을 유 전 본부장과 공유한다고 진술했다가 최근 이 대표 측(정진상·김용·유동규)에 배정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을 바꿨다. 유 전 본부장뿐만 아니라 사업의 실질적 결정권이 있는 정 실장 등도 428억 원에 달하는 대장동 사업 배당금을 함께 받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반면, 김 씨는 이 대표 측의 몫으로 거론되는 천화동인 1호(민간사업자 지분 30% 보유)의 실소유주가 자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지난 24일 0시 구속 1년여 만에 석방된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48분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본인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빠르게 법정으로 향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또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