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재미로 스포츠 토토를 하는데 아내는 도박 중독이 재발했다고 하네요[마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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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1-30 09:04
업데이트 2022-12-2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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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3년 전에 바카라로 3000만 원 정도를 땄다가 5000만 원 정도를 잃은 적이 있어요. 그때 약물치료도 받고 국가기관에서 상담도 받고 그래서 도박을 끊었어요. 빚을 제가 다 갚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이 빚을 갚아주겠지”라며 기다리는 사람들과 달리 열심히 일을 해서 빚을 갚았습니다. 3년간 재발 없이 지금도 직장 생활하며 잘 지냈고요.

야구에서 올해 응원하던 팀이 포스트 시즌까지 가게 되면서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스포츠 토토를 하게 됐어요. 사실 말을 안 했으면 아무도 몰랐을 정도로 소소한 금액이었어요. 이어서 월드컵을 시작하면서 스포츠 토토를 조금 하다가 어쩌다 보니 아내가 알게 됐어요. 아내는 도박 중독이 재발했다면서 난리인데, 사실 바카라와 토토는 전혀 다른 데다가, 예전처럼 큰 금액을 한 것도 아닌데 한번 도박 중독에 빠졌던 사람은 평생 죄인처럼 살아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A : ‘도박은 조절하기 어렵다’ 는 걸 인정해야 끊을 수 있어

▶▶ 솔루션


도박을 3년간이나 끊고 지내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도박이 생각나지 않으니까 당연히 하지 않는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도박이 생각나는데도 참고 하지 않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길을 걸어왔음을 당사자는 잘 알고 있을 텐데, 시간이 흘렀다고 그 어려움을 잊고 도박을 조절할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 기억해 본다면, 조절하려는 노력보다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도박을 끊을 수 있던 비결입니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이 술자리에 가서 조절하는 것보다는 애초에 술자리에 가지 않는 것이 더 쉬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도박을 끊고 잘 살아왔는데, 종류가 다른 도박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과도한 염려를 하는 것 같아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내 노력을 인정받지 못한 느낌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가족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속상한 만큼, 예전에 도박 중독에 빠졌을 때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족 입장에 대해서도 들어볼 자세가 돼 있어야 서로 대화가 잘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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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 빠지면 뇌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뇌의 보상 회로는 중독된 대상에만 반응해, 일상의 즐거움을 앗아갑니다. 하지만 얼마나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뇌의 변화가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즉 얼마나 지나면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도 거의 없고 사실 중독 전문가들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의 즐거움 중에 굳이 예전에 빠졌던 도박의 다른 종류를 찾아서 즐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금연의 경우에도 10년이 지나서 재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담배와 도박 중 무엇을 끊기가 더 어렵겠습니까? 이제는 괜찮다는 확신 때문에 어렵게 쌓아 온 공든 탑을 무너뜨릴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 ·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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