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희망 있다’ 교황 이름으로 한국 축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흥식 추기경이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바티칸 입성 1년4개월만에 한국 찾은 유흥식 교황청 장관

“교황이 한국국민·신자들에게
인사 전해달라고 특별히 부탁
교황신뢰로 임무 무사히 수행”
내일 기자회견… 내년 초 출국

“교황님 이름으로 인사드리고 축복을 드립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70) 추기경이 30일 약 1년 4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인사를 전했다. 유 추기경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으로부터 “어려운 시기에 신자나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어렵지만 또 희망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임명돼 지난해 7월 출국, 바티칸에 입성한 후 1년 4개월 만이다. 유 추기경은 한국에 오기 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을 때 교황이 모든 한국 국민,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특별히 부탁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청 장관으로 일한 기간에 대해 “엄청난 모험으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교황님의 특별한 사랑과 신뢰를 받으면서 2022년을 무사히 잘 끝내고 귀국할 수 있어 그 기쁨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옥현진 주교의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착좌 미사가 열리고,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다룬 영화 ‘탄생’이 개봉한 것을 언급하며 “이 좋은 날 저도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유 추기경은 이번에 휴가를 위해 귀국했다. 교황청 장관에 임명되기 전에 있었던 대전교구에서 지내다가 내년 초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에는 방한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연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깝게 소통하는 인물로 꼽히고 있어, 교황의 메시지를 추가로 소개할지도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왔고, 최근에는 “북한이 초대하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방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주교로 대전교구 교구장에 봉직하던 지난해 6월에 교황에 의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한국인 성직자가 교황청 장관에 임명된 것은 유 추기경이 처음으로 전 세계 사제와 부제 업무를 총괄하는 성직자부 장관은 주로 서구 출신 성직자들이 맡아왔기에 당시 세계 가톨릭계를 놀라게 했다. 유 추기경은 임명 직후 교황에게 “모든 사제를 더 사랑할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더 많이 섬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5월에는 종신직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염수정 안드레아(79) 추기경에 이은 한국의 네 번째 추기경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