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볼모 파업 안돼”…노조원까지 ‘정치파업’에 등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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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2-02 11:58
업데이트 2022-12-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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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경
권도경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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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정상운행...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임단협 협상에 전격 합의해 파업이 철회된 2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열차가 정상 운행된다는 출발 안내 표시가 떠 있다. 박윤슬 기자



■ 철도노조도 파업 철회

철도공사, 여론악화에 부담감
서울대병원 등 줄줄이 철회
화물연대 복귀 차주도 늘어나

6일 총파업 동력 크게 약화
노동계 “법치주의 자리잡아야”


수도권 1·3·4호선 일부 전철과 KTX 등 전국 열차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가 12시간 동안 벌인 마라톤협상 끝에 2일 예정된 파업을 철회하면서 교통대란이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것은 이날 오전 4시 30분이다. 파업 시한을 하루 앞둔 1일 코레일 노사는 임금·인력증원 등 민감한 쟁점들을 안고 협상을 시작했지만, 파업에 대한 국민적 반감 여론에 파업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 공감대를 가져 합의점을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SNS에는 더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돼 다행스럽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원활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이번 주 내내 일찍 나왔는데, 더는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 “시민을 볼모로 삼는 파업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협상 타결을 반겼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한국철도공사 직원이 “죄송했다. (앞으로) 많은 이용 바란다” “지금은 다 정상 근무 중이다. 협상이 이뤄져 다행”이라고 글을 올렸다.

서울대병원노조, 서울·대구 지하철 노조, 전국철도노조 등 개별노조들이 줄줄이 파업을 철회하자 민주노총의 총파업 파급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노총은 화물연대 파업을 주축으로 지하철과 철도 등 대중교통망을 마비시키면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오는 6일 총파업을 기점으로 동력은 상당 부분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에서는 민주노총이 6일로 예고한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맞서기 위해 급조된 만큼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는 상징적인 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개별노조들이 파업 전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연쇄 파업을 통해 투쟁 동력을 얻는 것은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쟁의권을 가진 대형사업장도 현대제철,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대우조선해양 등에 불과하다. 최대 변수는 화물연대 파업이다. 정부가 강경 기조를 지키고 있고 화물연대도 물러나지 않아 현재로서는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화물연대 수뇌부로서는 빈손으로 파업을 접을 수 없어 발을 빼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생활고가 시작된 노조원들은 현장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화물연대가 매년 반복한 ‘습관성 파업’을 강행해 국민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미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주일 만에 1조6000억 원이 넘었고 주유소 재고는 바닥을 드러내 ‘기름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국민 정서와 경제 실정에 동떨어진 파업에 정부가 강경 대응하는 만큼 이를 계기로 노동 현장에 법치주의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국민이 반복되는 무리한 집단행동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고, 정부도 확고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대응한다는 원칙을 밝힌 만큼 투쟁 위주 후진적인 노사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제조 강국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우리 산업과 수출에 노조리스크가 더 이상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권도경·박정민·김대영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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