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파트너로 벤치 응원단으로… 16강 ‘숨은 주역 6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 자리 지킨 선수들의 헌신

송민규, 全포지션 멀티플레이어
김태환 · 윤종규, 수비 예비 카드
조현우 · 송범근, 2 · 3번 골키퍼로
오현규, ‘부상 손흥민’대체선수

그라운드 못밟았지만 ‘원팀’ 일원

한국 축구의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은 박수받아 마땅한 결과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SSC 나폴리),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과 조규성(전북 현대), 이강인(마요르카) 등으로 대표되는 주력 선수들이 고비마다 투혼을 발휘해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영광 뒤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응원한 선수들도 있었다. 16강 쾌거를 그라운드 밖에서 함께하며 헌신한 선수 6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사상 첫 겨울, 중동 지역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선 비록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에 덜미를 잡혔지만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꺾었고,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는 비겼다. 비록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에 패해 사상 첫 원정 8강행은 실패했어도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은 부상 투혼을 펼친 주장 손흥민 등의 활약에 더욱 빛이 났다.

하지만 이번 16강 진출은 비단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이 합작한 성과가 아니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월드컵에 26명의 최종명단과 1명의 예비선수 오현규(수원 삼성)까지 선수 27명을 데리고 갔다. 이들 중 끝내 예비선수로 남은 공격수 오현규를 포함해 6명의 선수가 그라운드 잔디도 밟지 못했다. 최종명단에 든 선수 중 공격자원은 송민규(전북), 수비수는 김태환(울산 현대), 윤종규(FC 서울), 골키퍼 중엔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이 출전 기록 없이 카타르월드컵을 마쳤다.

K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송민규는 공격의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다.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유사한 ‘에이스’ 손흥민은 물론, 같은 팀 소속 조규성의 깜짝 활약 등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태환과 윤종규는 벤투 감독이 마지막까지 오른쪽 측면 수비를 고민했던 결과다. 벤투 감독은 김문환(전북)까지 총 3명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와 카타르로 향했고, 김문환의 맹활약에 김태환과 윤종규가 끝내 벤치를 지켰다.

2번 골키퍼 조현우와 3번 골키퍼 송범근 역시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샤밥)의 이변 없는 활약에 함께 훈련하며 16강 진출의 숨은 일꾼 역할을 소화했다. 오현규도 월드컵 개막 전 안와골절 수술을 받은 손흥민의 빈자리를 대신할 자원으로 발탁돼 카타르로 향했으나 손흥민이 4경기 풀타임 활약했기에 훈련 파트너의 역할로 간접 지원한 것으로 첫 월드컵 경험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보조자의 역할에 그치지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장 상황을 살폈고, 승리의 기쁨도, 패배의 아쉬움도 함께한 ‘원 팀’의 일원이었다.

이들 외에도 선발 및 교체로 잠깐의 출전 기회를 얻은 공격수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미드필더 권창훈(김천 상무), 백승호(전북), 수비수 홍철(대구 FC),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 등도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경기에 뛰는 선수나, 안 뛴 선수 모두 고생해줘 감명을 받았는데 이 자리를 빌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모든 동료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