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승부차기 저주’… 스페인, 이번에도 울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스페인 선수들이 7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카타르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3번째 키커로 나선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실축하자 괴로운 듯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5차례 했지만 4번이나 패배
역대 2번째로 한골도 못넣어

‘무적함대’ 스페인이 승부차기 ‘악몽’을 떼어내지 못했다.

7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모로코의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은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스페인은 모로코와 연장전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3번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며 무릎을 꿇었다.

승부차기는 가로 7.32m, 세로 2.44m인 골대로부터 11m 떨어진 거리에서, 수비 방해 없이 공을 찬다. 골키퍼와 키커의 1대1 대결에서 어느 한쪽이 실축하거나, 선방할 때까지 계속되기에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하다. 승부차기가 서로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러시안 룰렛’에 비유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스페인의 키커들은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1번 키커로 나선 파블로 사라비아가 골대를 맞히며 실축했고, 이어 2번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야신 부누의 선방에 막혔다. 3번 키커로는 경험 많은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나섰지만 다시 부누의 선방이 펼쳐졌다. 축구 기록 전문업체 옵타에 따르면 스페인은 2006 독일월드컵의 스위스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그런데 스페인은 월드컵 무대에서 승부차기와 악연이 있다. 스페인은 월드컵 무대에서 역대 최다 승부차기(5회)를 경험하면서 가장 많은 패배(4회)를 당했다. 특히 스페인은 4년 전인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개최국 러시아와 승부차기에서 패해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4강에서도 이탈리아와 승부차기 끝에 탈락한 스페인은 메이저 대회 3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결선 토너먼트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스페인은 이번 모로코와의 16강전을 앞두고 승부차기 연습에 특히 매진했다.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페널티킥 1000개를 연습한 선수들의 ‘숙제’가 결실을 보기를 바라고 있다”고 기대했지만, 바람은 통하지 않았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