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로 분단 접한 젊은이… “아픔의 역사 끝나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열린 ‘GPF 2022’에서 필리핀 학생들이 ‘하나의 꿈, 하나의 한국, 하나의 세계를 필리핀이 지원하겠다’는 손팻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GPF 참여한 MZ세대들

“We support One Korea!(우리는 통일 한국을 지지한다)”

지난 3일 필리핀 팜팡가주 클라크 글로벌 시티 광장에서 글로벌피스재단(GPF·Global Peace Foundation) 주최로 열린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 2022’에 참석한 셀리브(19) 씨는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사람들이 비행기 사고로 북한에서 길을 잃은 남한 여성을 돕는 모습을 봤다”며 “비록 드라마일지라도, 오래 떨어져 지냈어도 언어가 통하고 어려울 때 돕고자 하는 한민족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리춤에 아이돌그룹 ‘세븐틴’ 멤버의 사진을 액세서리로 달고 나온 셀리브 씨는 “K-팝으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국민의 뜻과 무관하게 분단됐던 아픈 역사를 알게 돼 통일을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은 비영리 국제민간기구 GPF가 주최하는 국제 평화 운동의 일환이다. 이 페스티벌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GPF 국제 행사인 만큼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날 축제 참가자의 주축은 필리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였다.

이들은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1 Dream 1 Korea 1 World(하나의 꿈, 하나의 한국, 하나의 세계)” 팻말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고, “We support One Korea(우리는 통일 한국을 지지한다)” 구호를 외쳤다.

필리핀대에 재학 중인 카이라(21) 씨는 “1학년 때 필수 과목으로 ‘국가 시민교육 훈련 프로그램’(NSTP·National Service Training Program) 수업을 듣는다”며 “수업 중 평화교육 부분이 있는데 이때 한국 분단 상황에 대해서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을 공부하면서, 북한 정부에 문제가 있는 것일 뿐 주민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며 “2학년 오리엔테이션 때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을 알게 됐고, 통일을 지지하기 위해 왔다”고 웃어 보였다.

학생들과 함께 축제에 참여한 루시아 마카티대 교수는 “한국 통일은 작게는 모든 억압과 폭력을 멈추자는 의미이자 크게는 전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카티대에 재학 중인 도로시 씨는 “6·25 전쟁부터 이어져 온 동맹국인 한국이 분단국가의 아픔을 그만 겪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통일 운동에 힘을 보태러 나왔다”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