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기상청 → 기상기후청’ 역할 확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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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2-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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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자 한국기상학회장,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 IBS 기후물리연구단 교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세계기상기구(WMO) 등 유엔 산하 기관이 공동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의 기후변화와 관련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1.5도 상승만을 허용하자는 전략이 실패하면서 지구가 기후위기 ‘티핑 포인트’ 수준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는 몬순을 더 강력하고 불규칙하게 만들어 그 영향권에 있는 국가는 집중호우 빈도가 더 높아지고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6월에 시작된 몬순이 평년과 달리 8월까지 계속돼 평년의 190%나 되는 비로 대홍수를 겪고, 이로 인한 수인성 질환이 창궐해 큰 인명 피해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8월 서울 동작 지역에 시간당 141.5㎜의 집중호우가 내려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태풍 ‘힌남노’의 집중호우로 인해 1973년 첫 쇳물 생산 이후 49년 만에 포스코 가동 중단이라는 유례 없는 경험을 했다.

지구온난화가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것은 평균치보다 변동성이 큰 극한기후의 변화가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극한 기후에 대한 전망은 평균의 미래 전망보다 훨씬 크게 변하고, 이러한 변화가 아시아 지역 중에서도 동아시아가 가장 강할 것이기에 기후위기 강도도 클 것이다. 또, 폭염·한파·가뭄 등 이상기후는 그 강도와 빈도가 변하고, 식량·에너지·수자원·건강 등 취약한 분야를 중심으로 복합 재해가 발생할 것이다. 기후변화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분야별로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조사·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런 복합 재해가 다시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 되먹임(feedback) 영향까지 포괄적으로 연구해야만 기후위기를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기후위기를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추진 근거가 마련됐고, 기후위기 추진 동력이 되는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가 발족됐다. 국회가 나서서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 실효성 있는 법률로 다듬어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만 해도 기후변화로 인해 더 잦고 더 세진 폭풍·가뭄·홍수로 전 세계적으로 최소 51조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런 이상기후로부터 국민의 안전망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후위기 감시예측 업무를 총괄 지원하는 기상청의 더 큰 노력과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기상청은 실시간 기후변화 감시가 가능하고 100년 이상의 기후 관측망 운영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관련 각종 통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총괄 부처일 뿐 아니라 전 지구 기후변화 예측 자료 생산이 가능한 기후 예측 모델링 기술 기반도 갖추고 있어 법제 마련을 통해 재정 및 인력 투자만 계속되면 투자 대비 효율성이 극대화돼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기상청은 이상기후로부터 국민의 안전망을 책임지는 조직으로서 ‘기상기후청’으로 새롭게 거듭나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고품질의 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정보가 생산돼 기후위기 대응 전략에 녹아들 수 있도록 총괄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한국기상학회를 중심으로 한 관련 학회 및 학계와 다각적으로 협력해 이에 걸맞은 전문 인력 양성과 적절한 조직 운영에도 힘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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