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큰데…“연 수익률 225% 보장” 주식 리딩방, 투자자 현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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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2-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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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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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 김천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사옥. 뉴시스



회원가입 후 거래했다 손실…위약금·정보사용료 청구한 유사투자자문사
법원 "주식리딩방 수익률 보장 약정은 무효" 판결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에게 가입비를 받고 주식투자 정보를 제공한 주식리딩방에서 이뤄진 계약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창원지법 김해시법원 지수경 판사는 유사투자자문회사인 A 사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B 씨는 2020년 11월 자신을 A 사 소속 팀장으로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주식정보제공 서비스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A 사 팀장은 "우리가 문자를 주는 대로 주식을 매도·매수하면 월평균 수익률 20%는 책임지고 보장해 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계약서에는 ‘1년 누적 수익률 225%에 미달하는 경우 계약금 전액을 환불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경증 척추장애를 안고 혼자 살아가던 B 씨는 용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VIP회원 가입비 400만 원의 절반을 할인받아 200만 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이후 B 씨는 은행으로부터 500만 원을 대출받아 A 사가 보내온 문자메시지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했으나 3개월 동안 16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결국 B 씨는 계약체결 4개월 만에 카드결제를 취소했다.

이에 A 사는 B 씨에게 계약금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과 3개월 치 정보사용료 등 144만 원을 달라며 법원에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나홀로 소송에 나선 B 씨는 별다른 대응책이 없어 고심하다가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문을 두드렸다. 법원은 유사투자자문회사인 A 사와 B 씨 사이의 주식정보 제공계약을 강행규정 위반에 따른 무효로 보고, A 사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를 기각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신탁사 등 금융투자업자는 손실 보전과 이익 보장을 사전, 사후에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지 판사는 이 규정이 금융투자업자 뿐만 아니라 A 사와 같은 유사투자자문회사에도 유추 적용되는 것으로 보고 "A 사의 B 씨에 대한 이익보장 약정이 무효"라고 판시했다. 또한 유사투자자문회사는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나, A 사가 B 씨를 비롯한 특정인을 대상으로 투자자문을 한 것도 자본시장법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소송을 진행한 공단 측 임동호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주식리딩방으로 대표되는 유사자문투자업자에게 자본시장법이 유추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주식리딩방의 수익률보장 약정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유사투자자문업자는 금융위원회 신고만으로 설립할 수 있는데 고수익률을 약속하면서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환불을 요청하는 투자자에게는 환불거절·위약금 청구 등을 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이 수행한 주식리딩방 관련 법률상담은 지난해 1480건에서 현재 1670건으로 190건 늘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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