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재계, 허리띠 조이고 승진 축소

  • 문화일보
  • 입력 2022-12-09 11:42
  • 업데이트 2022-12-0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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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성장률 0% 전망 ‘경고등’

삼성 DX부문 비용 50% 축소
SK하이닉스 · 현대차 등 투자 ↓

전반적 실적악화에 인사 ‘위축’
SK · 현대차 · LG 부회장승진 ‘0’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 최악의 경우 0%대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로 속속 전환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올해보다 훨씬 경기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감이 확산하면서 투자 계획을 보류, 지연하거나 줄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면서 올해 말 인사에서도 큰 폭의 교체나 변화보다는 어떻게든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을 도모하려는 흐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최근 회의에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고, 각종 비용을 최대 50%까지 줄이기로 했다. 사무용품 등 각종 소모품 비용을 줄이고, 해외출장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오는 15~16일 열릴 글로벌 전략회의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LG전자는 지난달 각 사업부서와 본사 조직 구성원 일부를 차출해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하는 ‘워룸’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 3사 등도 비상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예정된 투자를 축소하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망이 나오는 SK하이닉스는 내년 10조 원대의 투자액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3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도 연초 계획 대비 설비투자 규모를 1조 원 이상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내년 투자액을 3000억 원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9월 3600억 원 규모의 신규 설비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도 지난 3월 발표했던 16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이 같은 투자 규모 축소는 재고자산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매출기준 상위 500대 기업에 속하는 195개 기업의 재고자산 변동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에 비해 올 3분기 재고자산은 약 36.2% 증가했다.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고금리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회사들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비상대응 체제 전환은 최근 단행된 대기업 인사에도 반영됐다. 재계 관계자는 “위기 시 안정감을 주기 위해 경질성 대표이사 교체도 거의 없었지만, 부회장 승진도 마찬가지로 없었다”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성적이 좋은 계열사 대표이사도 쉽게 승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에서만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삼성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을 뿐, SK·현대차·LG는 부회장 승진자가 전무했다. 비상경영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는데 DX 부문에서 시작된 비용 절감 지침이 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 축소는 없을 거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병채·김호준 기자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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