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원청’ 은 위대한 작품 쓰는 일… 죽는 날까지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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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원청’ 한국 출간 위화
“노벨상은 못 받을것 같다”

“우린 모두 ‘원청’을 품고 살죠. 그것은 ‘아름다운 것’을 향한 욕망이고, 하나를 찾으면 더 아름다운 것을 바라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끝내 찾지 못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희망을 만날 수 있죠.”

8년 만의 신작 ‘원청’(푸른숲)의 한국 출간을 기념해 방한한 위화(余華·62·사진) 작가가 지난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모옌(莫言), 옌롄커(閻連科)와 함께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위화 작가는 “작가 인생 40년을 돌아보니 나의 ‘원청’은 위대한 작품을 쓰는 일이었다”면서 “결국 도달하지 못하겠지만 죽는 날까지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위화 작가는 ‘인생’ ‘허삼관 매혈기’ 등 주로 1950년대 이후 격변하는 중국의 사회상을 예리한 필치로 그려왔다. ‘원청’은 전작들과 달리 1900년대 초 신해혁명 전후를 배경으로 한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다. 그는 “지금의 중국에 가장 영향을 끼친 건 무정부 시기였던 당시부터 한 세기 동안이었다”면서 “100년간의 중국을 이야기로 완성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원청’은 소설 속에서 유토피아이자 삶의 마지막 희망으로서 존재한다. 딸을 낳고 자취를 감춘 아내를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린샹푸’가 목적지로 삼은 도시다. 그 ‘원청’을 향한 여정을 그린 소설은 우리가 결코 닿을 수 없고, 헛된 꿈으로 보이나 사람을 살게 하는 유일한 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위화 작가는 이날 백지 혁명, 대학 봉쇄, 코로나19 속 혼란 등 실제 생활상을 전하며 “중국의 황당한 현실을 소설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나라는 황당해도 사람들은 유머를 잃지 않고 산다”고 덧붙였다. 그의 대표작 ‘인생’은 중국에서 연평균 200만 부가 판매된다. 또, 그는 중국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1위에 늘 오른다. 그의 ‘원청’은 이미 이뤄졌는지도. 그런 그에게 해마다 노벨상 후보에 거론되는 것을 물으니 “받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것은 작품을 알리는 큰 광고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