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식량 외면한 채 白馬 수십 마리 수입한 北

  • 문화일보
  • 입력 2022-12-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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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통계청이 지난 26일 발표한 북한의 주요 경제지표에 따르면 GDP는 2020년 ―4.5%, 2021년 ―0.1%로 역성장하고 있다. 이런 경제 퇴보는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28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5개년 경제발전계획’ 완수의 관철을 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경제 사정이 매우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식량 부족 문제는 심각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올해 북한의 식량 수확량(451만t)은 전년 대비 18만t이 줄어 예년 수준의 곡물을 도입한다고 해도 80여 만t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처럼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벌써 함경도 지역에서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한다고 한다. 이러니 이른바 ‘고난의 행군’ 때보다 못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북한 주민들로서는 마땅한 대응책을 강구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김일성은 협동농장 체제로의 전환이 끝난 1958년 먹는 문제의 완전 해결을 장담했다. 하지만 아직도 먹는 문제는 북한의 불치병이다. 특히, 지난 2013년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노선도 식량난을 심화시켰다. 최근 김정은의 공개 활동이 핵·미사일 분야의 무기 중심으로 선별적·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이는 한정된 자원이 핵과 미사일에 투입되고 민생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의 정착을 의미한다. 물론 김정은 일가와 측근의 호사에 외화 낭비는 그침이 없다.

바로 2년 만에 북∼러 열차 운행이 재개된 지난 11월 김정은은 ‘식량’ 대신 ‘백마’ 수십 마리를 수입했다. 올해 북한은 73발의 미사일 발사로 2600억 원을 허공에 날렸다. 이 돈이면 쌀 50만t을 살 수 있는데, 2550여만 북한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내년 식량 부족분(80만t)의 60%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김정은의 인민대중 제일주의가 허상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김정은 체제의 폭력적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 봉쇄로 북한의 외환 사정은 최악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외환 부족을 가상화폐 해킹과 무기 밀매에 의존해 벌충하고 있다. 올해 북한은 8000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해킹했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팔아 상당액의 달러를 조달했다. 가상화폐 해킹은 범죄행위이며, 무기 밀매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제1718호 위반이다. 이런 북한의 범죄 및 폭력행위는 일회성으로 그칠 것 같지 않아 심각하게 우려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규범의 틀 속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의 대내외 폭력행위는 일상화한 지 오래다. 우선, 먹는 문제가 김정은 체제의 폭력성 때문이란 사실을 일반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북한 정보화를 통해 주민들의 알 권리를 신장시켜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전 문재인 정권은 북한 정보화가 북한 정상화의 동인(動因)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대북전단금지법을 제정해 스스로 정보화 수단을 내팽개쳤다. 제도의 정비, 복원이 화급하다.

그리고 북한의 대외 폭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촘촘한 연대를 통한 제재망 구축이 필요하다. 최근 국제사회의 연대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탈함으로써 대북 제재망에 구조적인 허점이 발생했다. 한·미·일의 탄탄한 공조는 강조할 필요도 없고, 중·러의 이탈 방지 대책도 중요하다. 중·러가 대북 제재를 무너뜨릴 경우 국제사회가 제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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