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무인기 戰力도 허문 ‘9·19 합의’ 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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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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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용 前 대북감청정보사령관, 예비역 육군 소장

북한의 무인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북한의 소형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인천과 김포·강화도 일대 및 서울 용산 인근 상공을 5시간이나 휘젓고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국방부 등으로부터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과 관련해 대응책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4가지를 지시했다. △감시·정찰과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합동드론사령부 창설 △탐지가 어려운 소형 무인기 연내 대량 생산 △연내 스텔스 무인기 개발 박차 △북한의 무인기를 잡는 ‘드론 킬러’ 드론 체계 신속 개발이 그것이다.

이는 평시에는 정찰, 유사시에는 공격 용도로 활용한다는 계획으로서 북한의 지휘부 및 핵기지에 대한 감시와 함께 공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무인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진 만큼 드론 분야도 방산 수출의 총아인 K2 전차와 K9 자주포 수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정찰하고 사진까지 찍고 돌아가다가 추락한 것만 해도 5대나 된다. 2014년 경기 파주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는 청와대를 사진 찍고 돌아가던 중이었고, 2017년에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는 경북 성주의 사드(THAAD) 기지를 촬영하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당시에는 기술이 조악해서 무인기가 추락할 정도였으나, 이제는 북한의 기술도 발전해 5대의 무인기를 무려 5시간 동안이나 보란 듯이 우리 영공을 휘저으며 농락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무인기에 관한 한 국군이 북한보다 훨씬 앞섰었다.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군이 무인기의 국내 개발을 시작하고 있었다. 북한의 240㎜ 방사포를 비롯한 장사정포가 서울을 지향하고 있어 ‘서울 불바다’ 협박으로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었다. 그런데 우리 군에 사거리 40㎞인 최신형 K9자주포가 배치됐으나, 북한의 장사정포가 산의 후사면 동굴에 있어 파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산의 후사면 동굴 위치를 탐지하는 게 급선무였다.

필자가 육군본부 정보처장(육군 준장)으로 있던 1996년에 이스라엘로부터 고성능 무인정찰기 ‘서처(searcher)’를 도입해 1999년에 문산 축선 담당 군단과 철원 축선 군단에 무인기 정찰대대를 각각 창설해 무인기 ‘서처’를 배치,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처했었다. 이 계획은 500억∼600억 원의 긴급 예산으로 당시 권영해 국정원장과 우리 군의 관심 속에 극비리에 단기간 내 전력화한 성공적인 케이스다. 통상 전력화하는 데 최소 10년이 걸리던 시대다.

이것이 무인기 국내 개발의 자극제가 돼 ‘송골매’ 등이 전방 군단에 배치돼 있다. 그런데 국내 개발은 여기가 끝이었다. 더구나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전방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10∼15㎞ 이내의 무인기 비행이 금지돼 있어 국내 개발은 더 위축되고 비행 훈련도 소홀히 한 결과 오늘에 이르렀다. 무인기의 지속적인 개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 실효성이 입증됐다.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에 직면해 있다. 고성능 자폭 무인기를 개발해 북한의 핵기지를 정찰하고 있다가 발사 직전에 공격할 수 있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무인 공격기에 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전략이다. 이처럼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최고의 병기는 무인기임을 명심하고 다소 늦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텔스 무인기를 전략무기로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 계기가 된다면 이는 천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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