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밀라와 결혼하지 말라고 아버지께 빌어…형에 폭행당해 개밥그릇 파편에 다쳐” 英 해리 왕자 폭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 ‘해리와 메건’에 출연한 영국 해리 왕자 부부. 넷플릭스 캡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10일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해리 왕자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모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윈저성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AP 뉴시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콜롬비아를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 EPA·연합뉴스

자서전서 폭로, “형과 메건 얘기하다가 형이 밀쳐 개밥그릇 파편에 다쳐”
“나는 장남에게 일 생겼을 때 대비한 ‘예비용(스페어)’
해리가 다이애나빈 연인 아들이라는 루머에 찰스 3세 ”누가 알아? 내 아들일 지도“ 농담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차남인 해리 왕자가 아버지에게 커밀라와 결혼하지 말라고 빌었다고 밝혔다. 메건이 겪었던 왕실 내의 불화와 그 과정에서 형인 윌리엄 왕세자에게 폭행도 당했다는 점도 폭로했다. 자신의 어린시절 및 자신이 다이애나빈 연인의 아들이라는 루머 등에 대해서 자서전을 통해 털어놓았다.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는 10일(현지시간) 출간을 앞두고 보안이 엄격하게 유지돼왔지만 이날 영국 가디언지가 먼저 입수해 기사를 낸 데 이어 스페인 일부 서점들이 몰래 판매하면서 내용이 언론에 대거 보도됐다.

영국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찰스 3세에게 ‘다른 여자(커밀라)’와의 관계를 방해하진 않겠지만 결혼식은 치르진 말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아버지가 결혼하면 사이가 멀어질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쁘지 않았다면서도 ”그런데도 나는 아버지가 행복해지길 원했고, 커밀라도 그러길 바랐다. 그녀가 행복하면 덜 위험해서였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커밀라 왕비가 윌리엄 왕세자와의 대화를 언론에 흘리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해리 왕자는 그녀를 처음 만난 순간은 ‘주사’ 같았다면서 ”눈을 감으면 느낌이 없을 거야“라고 적었다. 그는 자신을 잔인하게 대할지, 동화 속 사악한 새엄마들 같을지 궁금했는데 커밀라는 그렇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결혼에는 셋이 있어 복잡했다’는 다이애나빈의 유명한 발언에 관해 ”어머니 계산은 틀렸다. 공식에서 나와 형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해리 왕자는 어머니 사고에 관해 들은 순간에 관해선 ”아버지가 침대 끝에 앉아서 내 무릎에 손을 대고 나를 깨워선 ‘엄마가 차 사고가 나서 크게 다치고 병원에 실려 갔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찰스 3세는 자신을 늘 ‘친애하는 아들’이라고 불렀지만, 그날은 그 말을 많이 하고 조용히 얘기했기 때문에 충격에 빠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해리 왕자는 자신이 다이애나빈의 연인이던 제임스 휴잇 전 소령의 아들이라는 소문이 있는 상황에 찰스 3세가 ”누가 알아? 네가 내 아들일지도“라는 말을 농담이라며 하곤 웃어댔다고 전했다.

그는 다이애나빈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엔 휴잇 전 소령을 만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는 두 동서 간 갈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의 부인인 메건 마클은 2018년 5월에 치러진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미들턴 왕세자빈에게 임신 호르몬 때문에 ‘베이비 브레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비 브레인’은 임신 중 기억력 감퇴 현상 등을 말하고, 미들턴 왕세자빈은 결혼식 한 달 전에 셋째 루이 왕자를 출산했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무척 화가 났는데, 그 발언과 관련해 호르몬에 관해 그런 말을 할 정도로 미들턴 왕세자빈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지적을 들은 마클도 기분이 상했다고 해리 왕자는 전했다.

또 해리 왕자는 죽은 다이애나빈과 연결할 능력이 있다는 여성을 만났던 일을 소개했다. 그 여성은 해리 왕자의 아들 아치가 여왕 모양의 성탄절 트리 장식을 우연히 깬 일을 언급하며 그때 다이애나빈이 같이 있으며 재밌어하며 낄낄 웃었다고 말했다고 해리 왕자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자신에게 바라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는 여왕 서거 4일 전에 긴 시간 통화를 하며 건강과 당시 정치 혼란 등에 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여름 폭염과 누렇게 된 윈저성 내 잔디밭에 관해서 말하다가 ‘내 머리 같이 빈 곳이 많다’고 하니 여왕이 웃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2019년 해리 왕자가 당시 거주하던 런던 켄싱턴궁 내 노팅엄 코티지에서 윌리엄 왕세자와 메건 마클에 대해 험담을 하자 서로 험한 말이 오갔으며 형이 자신을 쓰러뜨렸고 등 아래로 개 밥그릇이 깨지고 파편에 몸이 찔렸다고 폭로했다.

자서전의 제목은 장남은 지위와 권력과 재산을 이어받지만 차남은 ”장남에게 일이 생길 경우에 대비한 예비 대용“이라는 뜻의 왕가와 귀족 집안의 차남을 가리키는 표현에서 따왔다.

해리 왕자의 대필 자서전은 10일 나올 예정이며, 이틀 전인 8일에는 영국 ITV와 미국 CBS에서 인터뷰가 방영된다.

해리 왕자와 미국 배우 출신인 메건 마클은 2018년 결혼했지만 영국 왕실과의 불화로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들 부부는 영국 왕실을 떠나며 2020년 4월부터 왕가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공식 활동 의무는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캐나다로 이주했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2021년 미국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이번 자서전 등 책 4권을 2000만달러(255억원)에 출간하는 계약을 맺었다.

왕실은 해리 왕자 부부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