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출·퇴근길 시위’ 전장연에 6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2021년 12월부터 1년간 75차례 시위로 운행 지연 등 피해"
김상범 사장, 지난해 12월 사표 제출…서울시 ‘반려’

서울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교통공사가 출퇴근길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상대로 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0일 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6일 전장연과 박경석 대표를 상대로 6억145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2021년 12월 3일부터 지난해 12월 15일까지 약 1년간 전장연이 총 75차례 진행한 지하철 내 불법 시위로 열차 운행 지연 등의 피해를 봤다고 공사는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 제기는 오세훈 시장의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 오 시장은 지난달 말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된 뒤 전장연이 새해부터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불법에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민·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었다. 이에 맞춰 공사도 이달 2일 추가 소송으로 대응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공사는 전장연이 2021년 1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 7차례 벌인 지하철 불법 시위로 피해를 봤다며 같은 해 말 3000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공사와 전장연에 각각 ‘엘리베이터 설치’와 ‘시위 중단’을 조건으로 한 조정안을 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 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전장연은 조정안을 수용했지만 공사와 서울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혀 양측간 갈등이 이어졌다. 이달 2∼3일에는 지하철 4호선 역사 내에서 탑승을 시도하는 전장연 회원과 이를 막는 공사·경찰이 장시간 대치하기도 했다. 이후 전장연이 19일까지 시위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오 시장과 면담을 요구했고 오 시장도 이를 받아들였으나 면담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첨예해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공사 관계자는 "전장연이 휠체어를 고의로 스크린도어에 밀어넣고 유튜버들을 대거 동원해 공사 직원들의 과격한 대응을 고의로 유도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자신들의 요구안을 높여가며 불법 시위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돼 소송으로 맞대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상범 교통공사 사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시 미숙한 대처 등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12월 말 서울시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이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이어서 공사가 신속하게 지하철 무정차 통과 조치를 했다면 통행 인원이 줄어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서울시는 김 사장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 제출 후 출근하지 않았던 김 사장은 지난 6일부터 다시 출근해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와 국회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대응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