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만나 14년간 연애[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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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류재용(35)·박경진(여·34) 부부

제(재용)가 아내와 처음 만난 건 2009년 7월이었어요. 친구가 액세서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는데, 말 안 듣고 까불거리는 아르바이트생이 새로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친구인지 보러 갈까 해서 매장을 방문했는데…. 미래의 아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실제로 만난 아내는 제가 어떤 장난을 쳐도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더라고요. 예상했던 반응과 너무 달라서 그때부터 계속 아내 생각이 났습니다. 예상치 못한 모습에 빠져버린 거죠. 그날부터 아내를 보기 위해 틈틈이 매장에 방문했고, 매장 회식 자리에도 참석하곤 했어요.

어느 날 매장 직원들이 단체로 친목 여행을 갔는데, 저도 함께 갔죠. 물론 아내를 보기 위해서였고요. 저는 아내를 따로 불러내 장미꽃 한 송이를 내밀었어요. “꽃 받으면 커플 성공이야! 요즘 버라이어티 예능 봤지?”라며 어설픈 말도 건넸죠. 아내는 잠시 고민하더니, 제 고백을 받아주었습니다.

20대 초반에 시작한 연애는 14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남들은 아내가 차가운 성격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달라요. 아내는 누구보다 마음이 여립니다. 식성도 취미생활도 저와 잘 맞아서, 큰 위기 없이 행복하게 연애했습니다. 결혼을 약속하고 준비하던 중, 저희는 프러포즈를 주고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각자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있었더라고요. 서로에게 큰 감동을 준 추억이 됐습니다.

지난해 10월 1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잔치 분위기처럼 하하 호호 웃는 결혼식을 만들고 싶어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하객들을 위한 포토 부스도 대여하고, 축가·축무까지 지루할 틈이 없도록 준비했죠. 그 덕분에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됐습니다. 앞으로는 아내 닮은 딸 한 명, 저 닮은 아들 한 명을 낳아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