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代 이은 고목서 열린 감… 쫄깃한 식감으로 ‘달콤한 변신’[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1-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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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예천 ‘은풍준시’

곶감 표면에 당분 하얗게 묻어
정약용‘여유당전서’에도 기록
작년 25개 농가에서 240t 생산


예천=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소백산 자락 해발 400m에 있는 경북 예천군 은풍면 동사리에는 300년 넘는 감나무 시조목과 아들·손자 나무가 있다. 면적은 25.7㏊에 이른다. 시조목은 1959년 내습한 태풍 ‘사라호’로 쓰러졌다가 다시 뿌리를 내린 뒤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 그루의 조상 나무에서 대(代)를 이어 자리를 지키면서 달린 감이 달콤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은풍준시’(사진)라는 곶감으로 탄생한다. 조선 시대에는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준시는 꼬챙이에 꿰지 않고 납작하게 말린 감이다. 은풍준시는 ‘시설(枾雪)’이라 불리는 자연 당분이 곶감 표면에 하얗게 묻어날 정도로 당도가 높다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는 ‘임금이 준비한 만찬에 은풍에서 올린 준시에 뽀얗게 서리가 앉은 것처럼’이라는 기록이 나온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상인들이 상품 가치를 알아보고 은풍준시 매점매석에 나서기도 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이 마을은 일교차가 크고 청정지역이어서 곶감 생산에 최적지”라며 “바로 옆 동네에 나무를 옮겨 심어도 감이 잘 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2012년 은풍준시 영농조합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25개 농가에서 1만2000접(1접 100개)을 생산했다. 생산량은 총 240t으로 25억 원 상당이다.

은풍준시는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 모양의 사각형으로, 수작업으로 깎아야 한다. 건조대에서 40~60일 말린 후 2~3일마다 아침에 널고 저녁에 거둬들이는 과정을 7~8번 반복해야 준시가 된다. 감의 씨앗은 1~2개 정도며 육질이 유연하다. 수정과를 담그면 맛이 일품이다. 장덕기 은풍준시 작목반 대표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자연바람 건조와 수작업 방식 제조 등으로 생산에 어려움이 있지만 고객들에게 최고의 곶감을 선보이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설을 앞두고 직영 온라인쇼핑몰 ‘예천장터’를 통해 오는 24일까지 특별 할인판매(5~20%)를 하고 있다.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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