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 · 소액매수 · 앱 거래… 갈수록 매력적인 ‘채권 투자’ [기고]

■ 기고 - 박주한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

그야말로 채권 열풍이다. 2022년 한 해 삼성증권을 통해 개인 및 법인이 매수한 원화채권(전자단기사채 제외)은 약 8조 원으로, 2021년의 3조 원에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채권이란 정부나 공공기관, 기업 등에 자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일종의 빚 문서로, 이를 규격화해 또 다른 투자자와 사고팔 수도 있다. 발행 주체가 망하지 않는 한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원금과 확정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금, 달러 등과 함께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채권 투자가 이렇게 크게 증가한 이유는 무엇보다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고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2021년 말 0.25%에서 2022년 말 4.50%까지 상승했고, 우리나라도 같은 기간 동안 1.00%에서 3.50%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주식·가상자산 등 다양한 투자 자산의 평가 가치가 하락하는 이 시국에, 투자자에게는 그나마 고금리로 투자할 수 있는 채권이 몇 안 되는 매력적인 투자 자산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고금리 환경이 채권 열풍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채권은 그동안은 기관투자자들이나 소수 부유층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었는데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가 매력적인 수준이 되고, 소액으로(최소 투자금액 1000원) 매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쉽게 매매가 가능하게끔 편의성이 개선됐다. 현재, 많은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채권매매가 가능하다. 특히 삼성증권은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앱 ‘모니모’에서도 채권 매매를 위한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개인투자자들이 2022년 삼성증권 온라인 채널을 통해 매수한 채권은 2조842억 원으로 2021년 1852억 원 대비 11배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은행 정기예금 우대금리의 경우 금액제한이나 자동이체,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 주택청약 등 주요 요건을 달성해야 받을 수 있는 금리임에 비해 채권금리는 정해진 금리로 투자가 가능하다. 물량만 넉넉하다면 원하는 만큼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채권은 종류도 다양해 개인투자자의 투자 니즈에 맞는 채권에 투자하기가 용이하다. 먼저 이자 지급 주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3개월 이표채가 기본이지만, 매월 이자가 필요한 경우 월이자지급식채권에 투자할 수도 있다. 혹은 현금흐름에 니즈가 없는 경우 만기에 일시에 이자가 지급되는 복리채에 투자할 수도 있다. 또한, 세금의 부담을 줄이고 싶은 투자자의 경우에는 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저쿠폰채권을,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에는 다른 채권에 비해 우선적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선순위채권에 투자하는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채권에 투자가 가능하다.

채권을 경험하지 못했던 투자자의 경우 처음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으나, 지금 당장 내 손 안의 증권사 앱을 통해 커피 한 잔 가격 정도로 부담 없이 여러 가지 채권에 투자를 시작해보자. 단돈 몇천 원으로 어느새 나도 모르게 평생 써먹을 금융상품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