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경매 낙찰총액 28% ‘뚝’ … MZ 선호 작가 ‘빅3’ 기세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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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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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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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태 66%·우국원 57% 하락
김선우는 겨우 전년 수준 유지
세계 시장도 침체 분위기 뚜렷


“싱가포르 아트페어(‘아트 SG’, 1월 11∼15일)가 썰렁한 데서 드러났지만, 올해 세계 미술시장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경기침체가 아트마켓에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미술품 투자는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24일 이렇게 말했다. 센터는 최근 ‘2022년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를 펴내며 국내외 주요 이슈를 살피고 올해 전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경매업체 10곳의 작년 낙찰 총액은 전년에 비해 28.4% 줄었다. 2021년의 호황을 지켜내지 못하고 하반기부터 침체 조짐을 보였다는 게 센터 분석이다.

특히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젊은 작가군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작가군 중 빅3로 불리는 문형태, 우국원, 김선우도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낙찰률은 3명 모두 100%를 기록했으나, 낙찰 총액은 전년에 비해 하락하거나 정체했다. 문형태는 2억 원으로 66.7%, 우국원은 15억8000만 원으로 57.8%가 떨어졌다. 김선우는 10억2000만 원으로 전년 수준을 겨우 유지했다.

젊은 작가들의 트렌디한 작업을 지칭하는 초현대미술(Ultra Contemporary Art) 시장의 침체 분위기는 국제 미술계에 공통적이다. 세계 초현대미술시장 매출은 2022년 3억530만 달러로, 2021년 3억9580만 달러 대비 22.9% 하락했다. 평균 낙찰가는 약 28만9000달러에서 약 14만6000달러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 손이천 케이옥션 이사(수석경매사)는 “해외시장에도 비슷한 현상들이 생기지만, 국내 젊은 작가들에 대한 안정감과 신뢰도가 낮아 가격 하락 폭이 더 큰 것”이라고 봤다. 손 이사는 “국내 시장이 호황이었던 2006년, 2007년에도 같은 현상이 있었다”고 했다. 단기 수익에 급급했던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었던 그때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손 이사는 “15년 전의 상황을 경험한 컬렉터들은 이번 호황기에도 보수적 투자를 하더라”라고 전했다.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우환·박서보·윤형근·정상화 등 단색화 거장의 작품들은 여전히 인기가 높지만 작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단색화 주자로 일컬어지는 이건용·이배 등의 작품이 각광을 받았다. 조각으로 유명한 심문섭 작가의 회화도 큰 주목을 받았다.

정 대표는 “올해 미술품 투자를 하려면, 반짝스타의 작품이 아닌 국내외 미술계에서 오랫동안 인정받은 ‘블루칩’을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대와 달리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낙폭이 작고 처분이 쉬운 작품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호황기에서 침체기로 접어들 때일수록 ‘작품 보는 눈’과 ‘기다리는 힘’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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