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野 ‘30兆 추경’ 발상, 물가 더 부추길 악성 포퓰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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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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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증에 대한 국민 시름이 커졌다. 지난해 도시가스값이 38% 오른 데다 강추위까지 겹쳤다. 지하철·버스 요금은 물론 전기요금·가스값 추가 인상도 예고돼 있다. 물가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의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4일 “난방비 폭탄 등 민생 프로젝트를 위해 30조(兆) 추경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득 하위 80% 가구에 대한 15만∼40만 원의 물가지원금을 포함, 이재명 대표의 신년회견 내용을 국회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원리에 반하는 것은 물론, 결국엔 서민 고통을 더 키울 심각한 포퓰리즘 발상이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의 잘못으로 에너지 가격 폭탄을 떠넘긴 것을 돌아보면, 정치 도의 차원에서도 사악한 행태다. 난방비 폭탄의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생변수가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탈원전 후유증에다 5년 내내 국내 가스값을 억눌러온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작지 않다. 지금은 냉엄한 현실 인식이 중요하다. 뒤늦은 난방비 급등이지만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고 효율을 끌어올리는 순기능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이 2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물가가 오른다고 정부가 현금을 살포하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위험한 처방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비용 상승에 따른 공급충격형 인플레이션에선 독약과 마찬가지다. 현금 살포는 수요를 자극하기 마련이다. 결국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을 더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들 뿐이다.

추가경정예산은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게 원칙인데, 올해 세수는 부족할 전망이다. 반도체 어닝 쇼크로 법인세가 급감하고,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양도소득세도 반 토막 났다. 그렇다면 적자국채 발행뿐인데, 문 정부 5년간 442조나 팽창한 나랏빚 1100조 원에는 눈을 감을 것인가. 연초 20일간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에 이른다. 경제에는 만병통치약이 없다. 경제 상황을 호도하고 현금 살포라는 마약 처방을 하겠다는 것은 국가경제에 대한 범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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