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가 안철수 지지 키워… ‘윤심의 역설’, 전대 흐름 바꾸나[허민의 정치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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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09:37
업데이트 2023-01-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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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의 정치카페 - 여 3·8전당대회 관전포인트

당심 · 윤심 · 나심 3요소, 전대변수로…‘윤석열 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 위한 전략적 투표가 관건
‘나경원 사태’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 부를 수도… 여권, 윤대통령의 ‘전대 중립’ 선언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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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는 당심(黨心)과 윤심(尹心), 나심(羅心)의 3요소에 의해 그 결과가 갈릴 전망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당원들의 전략적 투표 심리가 누구를 향할지가 관건이다. 현재는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가 친윤 김기현 의원이 아닌 안철수 의원의 지지를 키우는 형국이다. 이 같은 ‘윤심의 역설’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과연 ‘전대 중립’을 선언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심과 ‘전략적 투표’

전대에서 표를 행사할 당원들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가치는 두 개다. 하나는 윤 정부의 성공, 다른 하나는 총선 승리. 이 두 개의 가치는 때로 대립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총선 승리=윤 정부의 성공’이라는 등식으로 통일을 이룬다. 이 등식을 성립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전략적 투표’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올 초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난 대선 때 당원도 아니었던 윤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하고 대통령까지 만든 것은 국민의힘 당원들이었다”며 “대선 승리를 위한 간절한 염원에서 그 같은 전략적 선택을 했던 당원들이 이번에도 총선 승리를 위해 누가 가장 당 대표로 적합할지 전략적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략적 투표’란 곧 윤 정부가 성공하려면 총선에서 이겨야 하고, 총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판단과 궤를 같이한다. 김 교수는 이런 맥락에서 “영남 당원들도 전략적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비단 수도권뿐 아니라 영남지역에 거주하는 당원 중에서도 수도권의 승리를 이끌 당 대표를 뽑으려 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국민의힘 지역별 당원 분포를 보면 영남이 약 40%, 수도권이 약 37%이다.

정당 활동의 기초 단위인 당원들은 일반 유권자보다 정당의 정치적 미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면을 바꾸는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에서 당원들이 궁극적으로 전략적 투표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김형준 명지대 특임교수는 “당원들은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내년 총선에서 어떤 얼굴이 당 대표가 돼야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있을까를 고민할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당심을 이끌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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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과 ‘중립 선언’

한국의 정당사를 보면 전대의 향배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대통령의 의중이었다. 전대를 앞두고 윤 대통령을 고민하게 만들 두 개의 키워드는 ‘우리 편 의식’과 ‘부채 의식’이다. 전자는 친윤으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을, 후자는 대선 단일화 파트너인 안철수 의원을 향하며 길항관계를 갖는다.

최근 ‘나경원 사태’를 거치면서 여당 구성원들은 윤심이 친윤 성향의 김기현 의원에게 근접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63명의 초선 의원 중 무려 50명이 “갈등을 조장한 나경원은 사과하라”며 집단성명을 낸 것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이를 마뜩잖게 여기는 여권 인사들도 적지 않다. 중진 A 의원은 “나 의원의 처신에 다소 문제가 있었긴 하지만 저렇게 집단 린치를 당할 정도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진 B 의원은 “초선들이 내년 총선 공천을 의식해 친윤 쪽 줄서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평가했다. 2014년 7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전당대회장. 박근혜 대통령이 대회장에 입장할 때만 해도 친박 좌장인 서청원 후보가 비주류 김무성 후보를 누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반대였다. 2016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진박 감별’ 논란과 ‘옥새 파동’이 일어났고 친박과 비박의 극한 대립 속에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어 123석의 민주당에 한 석 차이로 패하면서 국회 제1당 지위를 상실했다. 박 대통령이 경선에 개입했던 일은 탄핵의 도화선이 됐다.

현재의 ‘나경원 사태’에서 불거진 윤심 논란이 3·8 전대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역시 점치기가 쉽지 않다. 나경원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흔들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윤심 개입 논란을 끝내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전대 중립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심과 ‘표심 분화’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5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나 전 의원을 지지했던 표심이 분화하면서 양강 김기현·안철수 의원 중 어느 후보로 몰릴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김기현 의원 측은 나 전 의원 지지 당원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인 만큼 자신들을 향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안철수 의원 측은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하는 한 수도권 선거에서 더 경쟁력을 갖는 자신들에게 나심이 쏠릴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흐름은 나경원 사태 후 안철수 지지로 돌아선 나심이 훨씬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422명)에서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각각 40.0%와 33.9% 지지율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직전 조사(1월 16∼17일)보다 0.3%포인트 줄었고, 안 의원은 16.7%포인트나 늘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직전 조사 때 나 전 의원 지지율이 25.3%였으므로 산술적으로 따지면 불출마선언 이후 나경원 지지세 3분의 2가 안 의원에게 옮겨갔고, 나머지 3분의 1은 ‘판단중지’를 택한 셈이다.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앞선 다른 여론조사도 나왔다. 윤핵관들이 똘똘 뭉쳐 우여곡절 끝에 이끌어낸 ‘나경원 불출마’가 친윤 김 의원이 아닌 비주류 안 의원에게 도움이 된 ‘윤심의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100% 당원투표로 치러지는 전대 결과와 일반 여론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국민의힘 당원 구성은 실제 인구 분포보다 중장년층과 영남 비율이 더 높다. 2030 당원은 인구 비율보다 8.2%포인트 낮고, 5060 당원은 인구 비율보다 24.4%포인트 높다. 또 국민의 50.5%가 수도권, 18.3%가 영남에 살지만 국민의힘 당원은 37.1%가 수도권, 40.4%가 영남에 산다.

◇3심의 ‘중첩과 얽힘’

포석을 끝낸 전대 출마자들은 2월 2, 3일 후보 등록과 동시에 사활적 접전과 수읽기로 당권 레이스에 돌입한다. 그 윤곽은 전략적 투표를 행사하게 될 당심, 정권의 미래를 놓고 호흡을 가다듬는 윤심, 그리고 이미 분화를 시작한 나심의 중첩과 얽힘 속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전임기자, 행정학 박사

■ 용어 설명

‘진박 감별’은 진짜 친박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행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등장한 신조어.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충성 경쟁이 빚은 희화화한 결과물.

‘전략적 투표’란 좋고 싫은 것을 넘어 전반적인 정세를 고려해 투표하는 것. 중대선거에서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르게 투표하는 것을 전략적 투표라 부르기도 함.

■ 세줄 요약

당심과 ‘전략적 투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당심과 윤심, 나심이라는 3요소에 의해 결과가 갈릴 전망. 특히 ‘윤석열 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를 모두 이뤄야 하는 당원의 전략적 투표 심리인 당심이 관건.

윤심과 ‘중립 선언’: 윤심을 좌우하는 두 개의 키워드는 ‘우리 편 의식’과 ‘부채 의식’. 전자는 김기현을, 후자는 안철수를 향하며 길항관계를 가짐. 윤 대통령이 전대 중립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옴.

나심과 ‘표심 분화’: 나경원의 불출마로 당권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음. 현재로서는 ‘윤심의 역설’이 발생한 상태. 전대의 윤곽은 향후 40일간 당심, 윤심, 나심의 중첩과 얽힘 속에서 드러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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