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병 넘어 한국사회 통합까지 치료한 정신의학의 히포크라테스[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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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08:59
업데이트 2023-01-3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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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습니다 - 백상창 박사(1934∼2023)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의학 박사로서 한국인의 한(恨)에서 생긴 개인의 병과 사회적인 한국병을 치유하며 평생을 한결같이 히포크라테스와 같은 삶을 사신 백상창 박사님이 타계하셨다. 돌이켜 보면, 박사님의 평생은 굳건한 인간 사랑, 한국 사랑에 바탕을 둔 실천적 인의(仁醫)의 삶이었다. 삼가 박사님의 명복을 빈다.

박사님은 1958년 연세대 의과대(옛 세브란스 의대)를 졸업한 후, 이듬해 미국 Bethesda 해군병원에 유학하셨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1974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다. 학구적인 박사님은 정신의학에서 개인의 정신치료란 당연한 의사의 소명이라 보고, 그 단계를 넘어 사회병리까지 치유하자는 포부를 가지고 1967년에 ‘한국사회병리연구소’를 설립해 한국사회에 만연한 갈등의 원인 규명과 치유 문제에 매진하셨다.

박사님은 연구의 지평을 정치학 분야로까지 확장해 한국정치학회,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정치외교사학회에 참여했다. 이리하여 박사님과 필자는 필자가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으로 일할 때부터 각별한 관계가 맺어져 오늘에 이르렀다.

박사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정신분석정치학회장과 세계정신분석정치학회(IPPSA) 부회장으로 활약하시며,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서양의 방법론과 동양정신을 융합하는 방법론을 통해 갈등으로 분열된 한국사회를 통합하는 통합의 해법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박사님은 ‘백상창 신경정신과’ 원장으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한편, 연세대 의대 임상교수, 국방대학원 교수, 국방부 의무자문관, 경찰청 범죄심리자문위원, 서울시 청소년 육성위원 등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하셨다. 특히 1966년부터 가정법원 정신분석 조사관을 지낸 후 1969년부터 서울가정법원조정위원으로 반평생을, 1995년부터는 건강사회를 위한 시민연합총재로 4반세기가 넘는 오랜 세월 동안 봉사하셨는데, 이는 특기할 만하다.

박사님은 훌륭한 연구업적 또한 많이 남기셨다. ‘김일성의 정신분석’ ‘통찰요법에 대하여’ ‘한국문화에 있어 통찰적 강의치료법’을 비롯해 수많은 연구 논문을 발표하셨다. 일찍이 프로이트의 ‘성욕론’, 홀의 ‘프로이트 심리학’, 오버스트리트의 ‘정상과 이상의 분석’ 등 정신의학의 고전이 되는 책을 번역했다. 또 ‘한과 한국병’ ‘한국 정치와 사회병리’ ‘갈등과 분열증의 한국사회’를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출간하셨는데, 그 모두 한국을 건강한 사회, 강건한 나라로 만들려는 인간 사랑, 한국 사랑의 충정에서 쓴 역저라 할 수 있다.

박사님이 이룩한 학문적 업적은 첫째, 박사님이 자부했듯 프로이트와 그의 후학들이 창안하고 개발한 정신치료 기법에다 동양의 ‘깨달음’ 정신을 통합해 독창적인 ‘통찰정신분석치료이론’을 창안한 후 이를 임상치료에서 효용성을 입증하고 전파한 일, 둘째, 기본으로 개인치료를 수행하되 그것을 넘어 한국병 치료를 실천한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박사님은 1985년부터 매주 토요일 한국사회병리연구소에서 ‘시민을 위한 정신건강강좌’를 개최했는데, 그 횟수가 무려 1600회를 상회한다. 이 강좌의 수강자는 내담자와 그들 가족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 정치학자를 비롯한 대학교수, 언론인, 국회의원, 장·차관 등 공무원, 군 장성 등등 각계 인사를 망라한다.

그리하여 박사님의 글을 읽은 독자들과 시민 강좌를 수강한 각 분야 인사들이 정신의학 지식을 갖고 ‘건강한 사회 강건한 한국’ 발전에 일조할 수 있게 되었음은 박사님 공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깊이 감사드리며, 다시금 박사님의 명복을 빈다.

이재석 인천대 명예교수(전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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