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北 ‘중전’과 ‘실세 공주’ 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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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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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논설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부인 리설주 간의 권력 암투설이 본격 제기된 것은 2018년부터다. 세습 왕조 국가에서 장남(2010년)과 장녀(2013년)에 이어 둘째 아들(2017년)까지 낳은 리설주가 대외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시점이다. 같은 해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 환영 만찬에 참석한 데 이어 김정은 첫 해외 일정인 중국 방문에 동행했다. 4·27 1차 남북정상회담 때 만찬에 참석했고 지난해 11월 18일 ICBM을 시험 발사하는 현장에 장녀 김주애와 동행했다. 2018년부터 북한 관영 매체들은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여사’는 김일성 생모 강반석, 김정일 생모 김정숙 정도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김여정은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정치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권력욕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남존여비 의식이 강한 김정일 사후에야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김정은을 밀착 보좌하며 정책 노선과 통치 방향을 잡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대남·대미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여정이 김정은의 총애를 받는 이유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마키노 요시히로는 저서 ‘김정은과 김여정’에서 두 사람이 고독한 남매고, 김정은에게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부하가 없고, 김정은의 건강 상태가 불안해 유사시 대처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지난 27일 영국 더 타임스는 김주애의 공개 행보와 관련해 ‘후계자 발표라기보다 김정은 인생에 중요한 두 여성 리설주와 김여정 간의 경쟁을 해소하려는 복잡하고 미묘한 제스처’라고 풀이했다. 2인자 공주 김여정과 세자 책봉을 앞둔 중전 리설주 간 암투는 필연적이다. 결정적 변수는 김정은의 건강이다. 김정은은 26세에 후계자가 됐다. 김정은의 장남은 13년 후 26세가 된다. 김정은이 그때까지 건강을 유지하면 권력의 중심축은 리설주와 김정은 장남으로 이동하고 김여정은 제거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10년 내에 김정은에게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김여정이 후계자로 등극하거나 4대 세습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김여정의 성향상 일단 후계자 반열에 오르면 리설주와 김정은 자녀들을 숙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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