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도 체포도 어렵다” … 마약운반책 된 불법체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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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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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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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국적 지인통해 국내 유통
대부분 대포폰·차명계좌 이용
신원 불확실해 수사 쉽지않아
외국인 마약사범 4년새 3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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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불법체류 외국인 중 일부가 마약 운반·투약의 새 루트가 되고 있어 경찰이 바싹 긴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같은 국적의 국내 체류 지인들을 마약 판매 및 투약에 끌어들여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대포폰과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불법체류자여서 추적과 체포가 어려운 상황이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전날 마약을 초콜릿이나 영양제로 위장해 국제택배로 밀수한 뒤 국내에 유통한 외국인 유학생과 유흥업소 종업원 등 40명을 검거했다. 이들 중 22명은 국내 입국한 뒤 체류 기간이 만료된 불법체류자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 거주하는 같은 국적의 지인들을 마약 판매 및 투약에 끌어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강원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동남아 등지에서 밀반입한 마약류를 전국으로 유통하고 판매한 태국인 국적 마약조직원 14명과 불법체류자 49명을 무더기로 검거하기도 했다. 외국인 마약 사범은 2018년 500명대에서 지난해 1757명으로 250% 이상 급증했다.

문제는 외국인 중에서도 불법체류자들은 기본적으로 신원이 불확실해 수사가 어렵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폰 등을 사용하는 불법체류자가 적극 범죄에 가담해 은폐에 나서는 경우 수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캐나다, 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마약류인 대마를 합법화해 체류 외국인들의 경각심이 저하된 점 △최근 공단 등 외국인 밀집 지역 주변 노동자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점 △보안성이 강한 텔레그램 등으로 밀반입이 용이해진 점 등이 외국인 불법체류자들 사이에서 마약류 범죄가 늘어나는 요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당국 관계자는 “무비자 협정국 외국인들의 마약류 등 각종 범죄가 늘어남에 따라 고용허가제 등 심도 있는 대책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최근 대마가 합법화된 태국의 경우 한국과 비자 면제 협정으로 90일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데,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태국 한 국가 출신 불법체류자만 약 15만 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불법체류자 규모는 2016년 20만8971명에서 2022년 7월 기준 39만5086명까지 급증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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