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내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 작품열정 대단[자랑합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랑합니다 - 히만슈 아그라왈

내가 그를 만난 지는 벌써 10년이 넘어가는 듯하다. 단 한 번의 만남이었지만 그에 대한 깊은 인상과 그가 가진 종이접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나라와 나이를 뛰어넘어 나와의 우정을 지속시켜 주고 있다. 10년 전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모습은 30대 초반의 청년 작가였지만 지금은 벌써 40대가 되었으니 세월은 참으로 빠르기도 하다.

인도인인 그의 유창한 영어와 멋진 톤의 음성은 영화배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으며 거침없는 그의 친화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주는 청년이었다. 거기에 개성 있는 작품을 접어내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매료되기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우리는 정치적 혹은 경제적인 면에서 인도를 제3세계라 부르기도 한다. 지금에야 별 의미 없는 구시대적 표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종이접기 세계에서 인도는 아직도 제3세계라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일본과 미국 그리고 유럽이 이끌어가는 종이접기 세계에서 인도는 제3세계를 대표하는 국가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 한편으로 수많은 인구를 가진 중국이나 이에 버금가는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에서 왜 아직 종이접기가 활성화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분명 문화와 종교적인 이유가 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지금의 인도 종이접기 상황은 우리나라의 초기 종이접기 활동 시절 정도의 단계가 아닐까 싶고 그 최전선에 그가 있다. 특별한 종이접기 단체가 아직은 없고 인구수에 비해 오리가미(origami·협의의 종이접기)식의 수준이다. 우리 식의 종이접기(광의의 종이접기)가 교육적 접근에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과 그동안 그가 인도의 여러 지역을 다니며 많은 학생과의 수업을 통해 종이접기를 알리는 과정 등을 보면 특히 그러한 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오리가미와 종이접기를 구분한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각 나라별 특성을 고려할 때 특히 인도에서는 우리식 종이접기 제도가 현장에서 훨씬 그 효용 가치가 있으리라고 확신해본다.

각설하고 나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히만슈 아그라왈(42)의 직업은 종이접기 아티스트이면서 성우 혹은 내레이터이기도 하다. 그는 이 두 가지 직업에 모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 영화나 TV 광고, 다큐멘터리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그의 멋진 목소리만큼이나 종이접기 작업은 그 이상의 울림을 우리에게 준다.

그는 많은 작품을 진행하는 작가이기보다는 작품 하나하나에 영혼의 불씨를 심으려 노력하는 작가이며 매우 특이하게도 대형 종이접기 작품을 선호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대형 종이접기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한정되고 선택된 작가들에게 가능한 작업(확실한 작품 해석 능력, 종이의 수급, 장소의 확보, 인력 동원 등)이라는 점을 본다면 분명 그는 세계적으로도 확실히 자신의 종이접기 세계를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몇 년 전 코끼리 접기로, 나와도 매우 친한 한 작가와 대형 작품 크기 기록에 대한 해프닝이 있기도 할 만큼 그는 대형 작품 접기에 큰 애착이 있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복잡함보다는 단순함 속에서 최대한의 조형성을 끄집어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그만큼 깊이가 있는 작품, 종이와 종이접기의 순수한 매력을 표현해내는 작가다. 아마 이는 서양인보다는 아시안들의 정적인 감수성에서 나오는 현상일 수도 있다(그의 작품과 활동은 www.orukami.com을 통해 볼 수 있다).

그는 왕성한 종이접기 활동을 할 수 있는 젊음과 세계 종이접기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창한 영어 능력 그리고 좋은 친분을 맺을 수 있는 멋진 성격의 소유자이기에 제3세계를 뛰어넘는 세계적 종이접기 작가는 물론 종이접기를 이끌 지도자로서 충분한 능력을 갖춰 그의 향후 활동이 무척 기대된다. 만약 종이접기계에 UN이 있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그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할 것이다. 그만큼 그는 많은 장점을 가진 친구이다.

끝으로 종이접기를 통해 얻은 나의 진정한 친구인 그를 소개할 수 있어 감사하며 “종이접기는 제 열정입니다. 종이접기가 내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종이접기를 합니다. 그것은 나를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듭니다”라는 그의 말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나 또한 그의 마음과 다름이 없음에 한 번 더 감사의 말로 글을 맺는다.

서원선 종이문화재단 세계종이접기창작개발원 원장

‘그립습니다·자랑합니다·미안합니다’ 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메일 : phs2000@munhwa.com　
△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 QR코드 : 독자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 전화 : 02-3701-5261
▨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원고지 1장당 5000원 상당)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