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X-Teen 잡아라”… 슬램덩크·아바타 ‘콘고지신’ 날개

  • 문화일보
  • 입력 2023-02-03 11:42
  • 업데이트 2023-02-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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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진열된 만화 ‘슬램덩크’.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으로 원작 만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연합뉴스



■ 콘텐츠 새 흥행공식

중년엔 향수를, 젊은층엔 공감을
세대차 뛰어넘어 문화 함께 즐겨
영화 ‘슬램덩크’300만 돌파 눈앞
타이타닉·둘리 등도 리마스터링


‘콘고지신’으로 ‘엑스틴’(X-Teen)을 잡아라.

영화에서 시작해 서점·유통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공식이다. 30년 가까이 된 추억의 일본 만화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데엔 ‘엑스틴’(X-Teen Generation)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 엑스틴은 과거 X세대로 불렸던 1970년대생 40대가 10대와 문화·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뜻으로, 넓은 의미에서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가 같은 문화를 즐긴다는 개념이다. 1990년대 만화 ‘슬램덩크’를 보며 당시 청춘을 보냈던 3040세대가 달려가서 봤고, 10대, 20대가 가세하며 극장가 1위를 달성했다.

CGV 예매율 자료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첫 주인 1월 7일 기준 10대 1%, 20대 11%, 30대 43%, 40대 36%, 50대 8%였다. 그런데 3일엔 10대 3%, 20대 19%, 30대 38%, 40대 31%, 50대 9%로 나타났다. 입소문에 1020세대가 꾸준히 늘면서 초반을 주도했던 3040세대 비중은 점차 줄었다. 남녀 비율 역시 65 대 35 정도에서 50 대 50이 됐다. 3040 ‘아빠 세대’가 이끌고, 1020 ‘자녀 세대’가 호응하며 새로운 흥행 공식을 썼다. 2일까지 207만1873명을 모았다. 신작 개봉 속에서도 250만 명 돌파는 무난하고, 300만 돌파도 불가능하진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위 사진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 영화 ‘아바타:물의 길’ ‘탑건:매버릭’.



1편에 이어 또다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 물의 길’이나 지난해 외화 흥행 1위인 ‘탑건: 매버릭’도 유사한 구조다. 1편의 추억이 있는 3040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20대가 가세했다. 고전 ‘아담스 패밀리’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웬즈데이’도 마찬가지. 1990년대를 풍미한 ‘잔혹 동화 장인’ 팀 버튼이 연출을 맡아 3040세대에겐 향수를, 10대 소녀 웬즈데이(제나 오르테가)를 서사의 중심에 두고 SNS를 적극 활용하며 10대에겐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이들 엑스틴을 잡는 데엔 ‘콘고지신’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온고지신과 콘텐츠’의 합성어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키워드로 꼽은 이 신조어는 과거 콘텐츠로 새 수요를 창출한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의 복고·레트로와는 포인트가 조금 다르다. 복고가 1020세대의 취향 변화 경향을 짚은 용어라면, ‘콘고지신’은 전 세대 공감에 방점이 찍혔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북산 5인방이 농구 하나로 뭉친 것처럼, ‘슬램덩크’를 보며 세대 차를 넘어 가치와 취향을 함께 공유하는 결과를 낳았다. 슬램덩크 식으로 말하면 ‘엑스틴을 잡는 자가 흥행에서 승리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콘고지신을 통해 성공적으로 엑스틴을 잡은 데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새로운 플랫폼 환경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거의 모든 OTT에서 TV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전편을 스트리밍하면서, 이전에 원작 만화를 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도 현재의 콘텐츠로 즐길 수 있게 된 것. 왓챠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 이후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시청시간이 1일 기준 종전에 비해 12.8배로 증가했다.

‘콘고지신’ 콘텐츠는 줄줄이 대기 중이다. 우선 ‘타이타닉’ 개봉 25주년을 기념한 3D 리마스터링 버전이 오는 8일 개봉한다. 이미 CGV 예매율 4위를 달리고 있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버전도 5월 개봉 예정이다. 해리슨 포드가 마지막으로 출연하는 ‘인디아나 존스 5’도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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